북한이 국제 사회를 향한 무력 위협 수위를 높여가는 가운데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인내심이 한계에 다다르고 있다는 분석이 나왔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제공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연합뉴스 제공
워싱턴포스트(WP)는 미국 국방정보국(DIA)이 지난 7월 작성한 북한 핵개발 프로그램에 대한 기밀평가 보고서를 인용해 북한이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 미사일에 탑재할 수 있는 소형핵탄두 개발에 성공했다는 소식을 전하며 “북한이 예상보다 트럼프 대통령의 레드라인(red line)에 빠르게 다가서고 있다”고 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WP는 또 이미 북한이 소형 핵탄두를 60개까지 보유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며 이는 북한이 멀리있는 목표물, 즉 미국을 공격할 수 있는 가능성을 나타내는 중요한 이정표라고 전했다. 이어 아직 확실히 알려진 바는 없지만 북한의 핵개발이 생각보다 빠르게 진전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고 덧붙였다.

그러면서 지금까지 고집과 논쟁으로 대통령직을 유지해 온 트럼프 대통령에 대한 가장 큰 의문 중 하나가 ‘위기 대처 능력’이라고 WP는 지적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후 테러, 재해, 국방 위협 등을 경험한 적이 없기 때문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트위터를 통해 “(북한이 핵무기로 미국을 공격하는) 그런 일은 일어나지 않을 것”이라고 밝힌 바 있다. 지난 5일(현지시간) 맥매스터 미국 국가안보회의(NSC) 보좌관은 “북한이 핵무기를 보유해 미국을 위협하는 것은 미국 대통령이 용인할 수 없는 일”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은 북한에 대해 매우 분명한 입장을 밝혀왔다”고 말했다.

그는 또 “대통령이 북한의 위협을 용인하지 않을 것이라는 데에는 군사적 옵션도 포함돼 있다”며 ‘예방전쟁’도 가능하다는 입장을 밝혔다.

예방전쟁이란 자국을 위협할 가능성이 있는 국가의 침략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해 선제공격을 가하여 일으키는 전쟁을 말한다. 지난 2003년 미국이 이라크의 대량살상무기(WMD)를 제거함으로써 자국민을 보호하고 세계평화를 지키겠다는 명분으로 시작했던 이라크전쟁도 예방전쟁으로 볼 수 있다.

맥매스터는 “전쟁은 지도자가 내리는 가장 심각한 결정”이라며 “그러나 ‘전쟁 없는 한반도의 비핵화’라는 분명한 목적을 달성하기 위해 할 수 있는 모든 가능성과 기회가 소멸된다면 무엇을 할 수 있겠나”고 말했다.



조선DB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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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편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북한은 미국을 위협하지 않는 것이 좋을 것”이라며 “(김정은은) 정상적인 상태를 넘어서 매우 위협적이었고, 이전에도 경고했듯 그들은 지금껏 전 세계가 보지 못한 화염과 분노를 맛보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WP는 또 미국인들이 북한의 위협을 심각하게 받아들이고 있다고 전했다. 현재 상황에서 미국인들이 군사적 행위에 대해 완전히 지지하고 있는 것은 아니지만, 적절한 상황이 오면 대중의 지지가 신속하게 집결될 것은 명백하다는 예상도 내놨다.

실제 미국 주요 싱크탱크인 시카고국제문제협의회(CCGA)에 따르면 응답자의 62%가 북한이 남한을 침략할 때 미국의 방어를 지지한다고 답했다. 또 응답자의 75%가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이 미국에 치명적인 위협이 되고 있다고 인식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그러나 8일 CBS에 따르면 북핵 문제에 대한 트럼프 대통령의 대처 능력에 대해 응답자의 61%가 “불안하다”고 답했다. 응답자의 35%만이 “자신 있다”고 답한 것으로 알려졌다.

WP는 트럼프 대통령이 취임 초기 알아사드 정권의 화학무기 사용에 반발해 시리아 공습을 단행하며 찬사를 받았고 그의 능력을 인정받은 것처럼 보였지만, 앞으로 미국 국민의 공포와 얽힌 북한에 대한 더 어려운 결정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전했다.

한편 미국 의회전문매체 더 힐도 “트럼프 행정부가 북한이 미국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핵무기를 보유하는 것을 레드라인으로 보고 있다”며 “당국의 평가는 북한이 이에 가까이 다가서고 있는 것을 의미한다”고 분석했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9일 오전 미국 괌 지역에 포위사격을 검토하고 있다고 또 한번 위협을 가했다. 조선중앙통신은 이날 “조선인민군 전략군이 앤더슨 공군 기지를 포함한 괌 주요 군사기지들을 제압, 견제하고 미국에 경고 신호를 보내기 위해 중장거리전략탄도로켓 ‘화성-12’형으로 괌도 주변에 대한 포위사격을 단행하기 위해 작전방안을 심중히 검토하고 있다”고 보도했다.

또 북한 총참모부도 별도의 대변인 성명을 통해 “미국의 예방전쟁엔 미국 본토를 포함한 모든 아성을 송두리째 없애버리는 전면전쟁으로 대응할 것”이라고 발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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