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美서 '전쟁' '미·북 협상'이라는데 "한·미 정상 간 의제 없다"니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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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8.0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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트럼프 미 대통령이 최근 "북한이 장거리 핵미사일을 개발하도록 내버려두기보다는 북한과 전쟁하겠다"고 했다고 린지 그레이엄 미 상원의원이 어제 전했다. 그 자리에서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막으려는 전쟁이 나더라도 거기서(한반도) 나고, 수천명이 죽더라도 거기서 죽는 것이지, 여기서(미국) 죽는 것은 아니다"라고 말했다고 한다. 백악관은 그레이엄 의원 발언을 부인하지 않았다.

과장이 심하고 돌출적 성격의 트럼프이기는 하지만 미국 대통령 입에서 나온 '전쟁'이라는 말을 쉽게 넘기기 어렵다. 미 본토와 미국인을 지키기 위해서라면 최악의 경우에는 한국인의 희생이 있더라도 전쟁할 수 있다는 것은 그의 극단적 '미국 우선주의'를 보여주고도 있다. 이런 사람이 미국 대통령이란 사실은 현 안보 위기의 큰 변수 중 하나다.

같은 날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북한과 어느 시점에 생산적 대화를 하고 싶다"고 거의 정반대되는 언급을 했다. 그는 북한 정권 붕괴, 38선을 넘어선 미군의 진주(進駐)는 전혀 고려하지 않는다며 사실상 북한에 대화를 제의했다. 북한의 비핵화 약속을 전제로 한 것이지만 언제라도 대화 테이블에 나가 앉겠다는 데 강조점이 있다.

미국의 대통령과 국무장관이 서로 배치되는 메시지를 동시에 발신하는 상황은 작지 않은 혼선으로 비친다. 트럼프 행정부를 신뢰해도 되는지 의구심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하지만 바로 이 상황이 지금의 현실을 정확하게 보여주는 측면도 있다. 미국이 A부터 Z까지 모든 전략을 검토하고 있으며 무엇으로 결론 날지 아무도 알 수 없다는 것이다.

'전쟁'은 말은 할 수 있어도 실행하기는 쉽지 않다. 결국 미·북이 협상 테이블에 앉을 가능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 트럼프는 미 국내에서 큰 곤경에 몰려 있다. 그가 국면 전환을 위해 전격적으로 미·북 양자 회담을 지시할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뉴욕타임스는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에 대한 허세(虛勢)를 버리고 틸러슨 국무장관을 평양으로 보내야 한다는 사설을 어제 실었다. 에드워드 마키 미 상원의원 등도 북핵·미사일 동결을 전제로 미·북 직접 대화 주장을 펴기 시작했다.

트럼프의 '전쟁 불사론'에도, 틸러슨의 '미·북 협상론'에도 모두 '한국'은 빠져 있다. 이 중대한 시기에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한·미 정상 간 통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데 대해 "대통령이 의제도 없는데 무조건 통화를 하는 것은 아니다"며 황당한 변명을 하고 있다. 미국 대통령 입에서 '전쟁'이 나오고 국무장관은 한국을 뺀 미·북 직접 협상을 말하는 것 이상의 의제가 있는가. 문재인 대통령은 휴가지에서 인도네시아 국방장관을 만났다. 안보 위기 중에 휴가를 갔다는 비판을 의식한 일정으로 보이지만 한·미 정상 간 대화가 이뤄지지 않고 있는 곡절을 더 궁금하게 한다. 이대로 가다가는 미국이 강경책을 쓰든 유화책을 사용하든 우리도 모르는 사이에 한반도 운명이 결정될지 모른다. '코리아 패싱(한국 배제)'이 눈앞에서 벌어지는데도 청와대는 "코리아 패싱이라고 하는 것은 합당하지 않다"고 한다. 안보 지형이 격동하는데 정부가 국민에게 하는 말은 대통령 휴가 변명이 거의 전부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2/201708020318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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