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교통 與의원도 "코리아 패싱 불가피"

더불어민주당 이수혁〈사진〉 의원은 2일 "북핵 문제가 미국 자국의 문제가 됐다는 점에서 '코리아 패싱'이 불가피할지도 모른다"고 말했다.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은 한반도 관련 논의에서 주변국이 한국을 배제하는 상황을 말한다. 이 의원은 노무현 정부에서 북핵 6자회담 수석대표, 국정원 1차장 등을 지낸 여당 내 대표적 '외교통'이다.

이 의원은 이날 본지 통화에서 "북한이 미국 본토를 공격할 수 있다는 것은 미국으로선 초유의 일이 발생한 것"이라며 "(북핵 문제가) 미국 본토 문제라고 할 때 미국으로서는 북한과 어떤 방법으로든지 해결하려는 노력을 하지 않겠느냐"고 했다. 그러면서 "현 정부가 그래서 어려움을 겪고 있다. (한국을 빼고) 서로 작당한 것 같은 느낌을 느껴서 코리아 패싱이라는 얘기도 나오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이날 YTN 라디오에서도 이 같은 말을 했다. 이 의원은 다만 '코리아 패싱'은 "구조적 문제"라고 했다. 그는 "현실적으로 힘있는 국가가 더 많은 영향력을 행사하는 것"이라며 "야당 일각에서 주장하는 것처럼 현 정부가 무능해서 코리아 패싱이 일어나는 게 아니라 구조적으로 미국이 나설 수밖에 없는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향후 대북 정책에 대해 "새 정부 들어서 여태까지는 패러다임을 대화 쪽으로 많이 뒀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까 강압 외교 쪽에 무게를 실어야 하는 상황이 아닌가 하는 생각 을 하고 있다"고 했다. 그는 "대화냐 제재냐, 대화와 제재의 균형·병행 등 문제에 관해 설왕설래가 있는데 지금은 패러다임을 바꿔야 하는 것 아니냐는 면에 더 관심을 가져야 한다"고 했다. 이 의원은 문재인 정부가 '2020년까지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고 한 것에 대해 "목표 연도로 했지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도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