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자회담 수석 지낸 이수혁 민주당 의원 "대화 대신 강압외교로 가야"
"정부, 7월 베를린 선언까지만 해도 北 ICBM 개발 단계로 판단"

6자회담 수석 대표 출신인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 /연합뉴스


여당 내에서도 한반도 위기 속에서 한국이 배제되는 '코리아 패싱(passing)'에 대한 우려가 공식 언급되기 시작됐다. 사실상 문재인 대통령의 '한국 운전자론'이 사실상 유명무실해졌고, 대북 대화주의 정책 기조를 전면 수정할 수밖에 없다는 맥락에서다.

외교관 출신인 이수혁 더불어민주당 비례대표 의원은 2일 YTN 라디오 '신율의 출발 새아침'에 출연해 최근 북한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도발과 관련해 '코리아 패싱이 현실화될 수 있느냐'는 질문을 받고 "ICBM은 북한의 타깃이 미국이라고 선언하는 것"이라며 "미국은 본토의 문제이자 자국의 이익이자 안보 문제라고 할 땐 전면에 나서 북한과 어떤 방법으로든지 해결하려고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한국이 소외될 수밖에 없는 상황이 전개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북핵 6자회담 초대 수석 대표를 지낸 정통 외교관 출신이다.

그는 문재인 정부의 대북 대화론 수정 여부에 대해서도 "새 정부 들어서 여태까지 (대북)대화 쪽에 패러다임을 많이 뒀는데, 상황이 이렇게 되니 강압외교 쪽에 무게를 실어야 하는 것 아닌가 한다"고 말했다. 그는 "ICBM이 미국을 타깃으로 하면서, 러시아와 중국도 미국의 강압 외교를 이해해주는 방향으로 갈 것"이라며 "강대국 클럽에 속한 나라들이 가지는 어떤 공동체 의식이 발휘되지 않을까 하는 생각이 든다"고 말했다.

그는 다만 문 대통령의 '한반도 문제의 한국 운전자론'이 유명무실해진 것 아니냐는 질문엔 "북한 핵·미사일 개발이 남한이 주 타깃이라고 하면 우리가 운전석에 앉을 수 있다"고 말했다.

이 의원은 "(문 대통령의 지난 7월)베를린 선언 당시만 해도 북한이 ICBM을 개발해가고 있는 과정으로 봤다"며 "두 번째 UCBM 실험 결과를 보니 북한이 1~2년 안에 성공해 확실히 보유할 것이라는 판단이 나온다"며 "우리 판단의 기준점을 바꿔놓은 것"이라고 했다.

이 의원은 국정기획자문위원회가 최근 선정한 '국정과제 100대 과제'에 '2020년까지 북핵해결'을 명시한 데 대해선 "불과 3년밖에 남지 않았는데, 실현 가능성이 있다고 생각해서 한 것은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8/02/201708020123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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