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개발연구원 제공


인공위성 사진을 통해 분석한 북한의 야간 불빛이 2000년대 이후 계속 밝아져 왔고, 수도인 평양에 최대 40%까지 불빛이 집중된 것으로 나타났다. 국제사회의 제재에도 불구하고 북한의 경제 상황이 조금씩 개선되고 있다는 방증으로 해석됐다.

김규철 한국개발연구원(KDI) 연구위원은 31일 KDI 북한경제리뷰 7월호에 발표한 논문 ‘북한 주민의 경제적 후생 수준과 추세:새로운 데이터를 통한 접근’에서 인공위성 야간 조도(照度) 데이터를 근거로 북한 주민의 경제적 후생 수준과 추세를 분석했다.

논문은 미국의 인공위성이 측정한 북한 지역 야간 조도 데이터를 활용해 1992년부터 2013년까지 북한 주민의 경제 활동을 지역별로 추정했다. 야간에 이뤄지는 경제활동량이 사회 전반의 후생 수준과 관련이 크다는 전제로 이뤄진 연구였다.

분석 결과 북한 주민의 후생 수준은 1990년대 정체돼 있었지만 2000년 이후 꾸준히 상승하는 모습을 보였다. 이는 1990년대 중·후반 이른바 ‘고난의 행군’ 이후 2000년대부터 시장을 확대하는 등 북한 주민의 형편이 개선됐다는 탈북자들 증언과 일치하는 것이다.

야간에 조도가 가장 높은 곳은 평양으로, 북한 전체에서 야간 조도 비중(북한 지역 전체의 밝기에서 차지하는 비율)이 25~40%였다. 북한 전체 인구의 13%가 사는 평양의 조도 비중이 그렇게 높다는 것은 평양과 지방의 경제 수준의 차이가 크다는 것을 의미한다고 논문은 분석했다. 반면 조도 비중이 가장 낮은 곳은 양강도로 2~5%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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개성공단과 금강산 지역은 남북 관계의 국면에 따라 밝기가 달라졌다.

개성공단 지역은 개성공단 입주가 시작된 2005년 13%였다가 2010년엔 20%까지 급증했다. 그러나 같은해 천안함 침몰 등으로 남북 관계가 경색된 이후로는 계속 감소했고, 2013년엔 13% 수준으로 돌아갔다. 금강산 지역도 2007년 4.6%까지 올랐지만 2008년 박왕자씨 피격 사건 후 떨어져 2009년엔 1% 아래로 하락했다.

이밖에 신의주, 만포 등 북· 중 접경 지역은 북·중간 무역이 늘면서 2000년부터 조도가 상승세를 보였다. 경제특구인 나진·선봉 지구도 2010년 이후 러시아와 경제협력으로 점차 밝아졌다.

다만 논문은 “북한은 국가가 전기 공급을 통제하기 때문에 조도가 주민의 후생 수준을 온전히 반영할 수 없는 한계가 있다”며 이를 북한의 경제성장률과 직접 비교하는 것은 무리가 있다고 언급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31/201707310195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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