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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진] 남북 이산가족 문제, 생사 확인부터 시작하라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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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7.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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박범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
박범진 북한인권시민연합 이사장

문재인 정부는 남북 군사회담과 함께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열자고 제의했다. 이것이 김정은 정권의 핵·미사일 문제를 해결하고 평화를 정착시키는데 과연 적절한 제안인지, 동맹국과 긴밀히 조율된 것인지에 대한 비판도 적지 않다. 그동안 간헐적으로 이뤄진 이산가족 상봉 행사로 남북 간에 화해 협력이 이뤄질 것 같은 착시 효과를 주기도 했고, 노벨 평화상을 받을 만한 실적으로 평가되기도 하였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산가족 문제의 근본 해결에 큰 도움을 주지 못했다.

이산가족은 수백만명에 이른다. 그중 1988년 제1차 상봉 때의 남한 측 신청자만 13만명이었다. 명절 등을 계기로 그간 이루어진 상봉은 2백명 정도씩이었고, 총 4000여 명이 꿈을 이루었다. 이런 식이라면 수백 년이 걸릴 것이다. 불행한 일이지만, 신청자 중 절반 이상이 사망해 6만여 명만 생존해 있다. 당사자들에게는 가혹한 시련이고 이것이 인권 유린이다. 6·25전쟁 이후 7만8000여 명의 국군포로 억류와 강제 노역, 10만여 명의 전시 민간인 납치와 억류, 전후 500여 명의 납북 인사 억류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 것은 문명사회에서 용납될 수 없는 야만적 범죄다. 북한 당국이 거부한다는 이유로 국제사회의 인권 규범에 기초한 본질적 해결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

1972년 8월 30일 남북 적십자사 간에 이산가족 문제 해결을 위한 제1차 본회담이 열렸다. 양측은 적십자정신에 따라, 생사와 주소 확인, 서신 교환, 상봉과 상호 방문, 재결합 등을 의제로 확정했다. 그 후 남북 관계가 우여곡절을 겪으면서 간헐적인 상봉만 있었을 뿐 근본적 진전은 이루지 못했다. 다시 대화가 이루어지면 가장 먼저 이산가족 문제를 해결해야 한다.

대한민국 국회는 1991년 2월, 1998년 12월, 2000년 6월과 2004년 3월 이산가족의 생사와 주소 확인 사업의 광범위한 실시를 촉구하는 결의안을 채택한 바 있다. 정부와 대한적십자사는 이 결의를 준수하여 발전시키고 시행해야 할 책무가 있다. 문제의 근원은 인도주의 원칙을 백안시하는 북한 당국의 자세이다. 이산가족 문제를 정략적으로 이용하는 북한에 끌려다니며, 극소수의 추첨 선발된 인원에게 찰나와 같은 상봉만 허용하고, 그것이 인도주의 사업의 전부인 양 호도해서는 안 된다. 처음부터 진지하게 다루었다면, 지금쯤 어느 정도 진전이 있었을 것이다. 비전향 장기수까지 북한으로 보내면서, 수많은 이산가족의 생사 확인도 못 하니 참으로 개탄스럽다. 북한에 엄청난 경제 지원을 하면서도 왜 활용하지 못했는지 의문이다. 목숨 걸고 탈출해온 국군포로 노인의 말씀이 우리를 부끄럽게 한다. 2000년 김대중 대통령의 평양 방문 때 탄광촌에서 강제 노역에 시달리던 국군포로들은 이제 남한으로 가게 될 것으로 기대했었다고 한다.

지난번 금강산 상봉 때 대한적십자사 총재가 생사 확인, 서신 교환과 같은 근본적 문제를 북측에 제기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런 노력을 중단하지 말고 공론화하여 해결의 돌파구를 마련해야 한다. 그런 노력 없는 단순한 상봉 행사는 문제를 회피하는 것이나 다름없다. 이산가족들에게 큰 희망을 줄 진전을 기대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7/201707270351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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