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적대행위 중지' 제안한 7·27 정전협정일까지도 무반응]

- 통일부는 이 와중에도…
"北, 답이 없을 뿐 거부한 건 아냐… 추가 도발해도 대화 기조는 유지"

- 北 도발 가능성 여전히 높아
평북 구성 일대 비 내려 못쏜 듯… CNN "北 최근 SLBM 사출 시험"
 

우리 정부가 남북 군사당국회담 제안의 '유효 시한'으로 제시했던 27일에도 북한은 아무런 반응을 보이지 않았다. 북한은 군사회담은 물론 이산가족 상봉, 평창 동계올림픽 참가 등 문재인 정부의 잇단 '러브콜'에 무응답으로 일관하며 오히려 미사일 도발 움직임을 가속화하고 있다. 남북 관계를 복원하고 대화로 북핵 문제를 해결하겠다는 문 대통령의 '베를린 구상'이 난관에 봉착한 모양새다. 그러나 정부는 이날도 "북한이 대화 제의를 완전히 거절하지는 않았다"고 했다. '답이 없을 뿐 거부한 건 아니지 않으냐'는 것이었다.

◇통일부 "北, (회담) 거부 안 해"

문 대통령은 지난 6일 독일 베를린에서 "7월 27일을 기해 군사분계선에서의 적대 행위를 상호 중단하자"고 북에 제안했다. 정부는 이에 따라 지난 17일 ①적대 행위 중단을 위한 군사회담과 ②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회담을 제안했다. 당초 21일 개최하자고 제안했던 군사회담은 '제안 유효 일자'를 6·25 정전협정 64주년인 27일로 늦췄는데도 북한의 호응을 이끌어내지 못했다. 적십자회담에 대해서도 북한은 아무 응답을 하지 않고 있다.
 
이미지 크게보기
판문점서 정전협정 64주년 기념식 - 정전협정 64주년 기념식이 열린 27일 경기 파주 판문점에서 토머스 버거슨(가운데) 유엔사령부 부사령관과 임호영(왼쪽에서 둘째) 한미연합사령부 부사령관, 군사정전위원회 조영진(왼쪽에서 셋째) 소장 등 참석자들이 기념사진을 찍고 있다. /박상훈 기자

북한은 이처럼 무반응으로 일관하고 있지만,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기자들과 만나 "북한이 구체적으로 거부 의사를 표명하지 않은 상황이고 (북한도) 여러 고민을 하고 있을 것"이라며 "정부가 시한을 두고 접근한 것은 아니다"고 말했다. '북한이 추가 도발해도 정부의 대화 기조는 유지되느냐'는 질문에 그는 "정부의 대화 기조 입장은 분명하다"고 답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도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북한 반응에 일희일비하지 않고 남북 평화 정착과 군사적 긴장 완화 노력을 계속해 나갈 것"이라고 말했다.

◇청와대, 미사일 도발 확률에 긴장

북한은 지난주부터 자신들이 '전승일'로 기념하는 정전협정 체결일에 맞춰 새로운 미사일 시험을 준비 중이라는 정황이 잇따라 포착됐다. 이 때문에 청와대는 27일 새벽부터 북한의 미사일 도발 가능성에 대비하며 긴장된 모습을 보였다. 이날 아침 청와대 관계자는 "국가안전보장회의(NSC)에서 국방부, 외교부 등과 함께 상황을 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오전 10시 30분쯤 정례 브리핑에 나선 노재천 합참 공보실장은 "현재 북한의 미사일 발사와 임박한 징후는 없다"고 밝힌 뒤 "북한의 모든 도발 가능성에 대해 한·미 감시 자산을 통합 운용하며 면밀히 추적·감시 중"이라고 했다.

북한이 이날 미사일을 발사하지 않은 것이 전략적 판단에 따른 것인지는 불분명하다. 북한의 이동식 발사 차량의 움직임이 식별됐던 평북 구성 일대는 이날 비가 내려 미사일을 발사할 조건이 아니었던 것으로 전해졌다.

하지만 북한이 근시일 내에 미사일 도발에 나설 가능성은 여전히 높은 것으로 분석된다. 특히 8월 시작되는 한·미 연합훈련인 을지프리덤가디언(UFG)이 주요 고비가 될 것으로 보인다. 미 국방부의 제프 데이비스 대변인은 이날 브리핑에서 "북한의 (핵·미사일) 개발 프로그램은 일정표에 묶여 있지 않다"며 "북한은 가능하다면 언제 어디서든 미사일 시험 발사를 공격적으로 추진하고 있다"고 했다.

CNN 방송은 미 국방부 관계자를 인용, 북한이 지난 25일 신포조선소에 서 고압증기로 미사일을 쏘아 올린 후 공중에서 점화하는 '콜드런치(cold launch)' 방식을 적용해 미사일 사출 시험을 했다고 보도했다. 잠수함을 손상시키지 않고도 미사일을 발사할 수 있는 콜드런치는 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SLBM)에 필요한 기술이다. 미국 정부는 SLBM을 탑재할 수 있는 '고래'급 잠수함의 출항 준비 활동도 감지한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8/2017072800261.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