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대아산에 "이번엔 어렵다"
 

북한이 고(故) 정몽헌 전 현대그룹 회장의 14기 추모식을 금강산에서 개최하도록 협조해 달라는 현대아산의 요청에 대해 27일 "이번에는 어렵다"며 거부 입장을 밝혔다.

북한 노동당 통일전선부 소속 대남협상기구인 조선아시아태평양위원회(아태평화위)는 이날 팩스를 통해 현대아산에 이 같은 입장을 통보했다. 북한이 2003년 8월 정 전 회장 사망 이후 현대그룹이 거의 매년 요청해온 금강산 추모식을 위한 방북 협조를 거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해에는 북한의 4차 핵실험과 개성공단 중단에 따른 남북 관계 경색 때문에 현대아산이 방북 신청을 하지 않았다.

현대아산은 추모식 개최를 위해 지난 19일 통일부에 '북한 주민 접촉 신청'을 제출해 승인받은 데 이어 21일 아태평화위 중국 베이징(北京) 사무소에 전화 및 이메일을 통해 '다음 달 4일 금강산에서 정 전 회장의 추모식을 개최하고 싶다'는 의향을 전달했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우리 정부와 민간의 대북 접촉 제안에 아무 반응도 보이지 않던 북한은 당시 현대아산에 "잘 전달받았다. (당국에) 이를 전달하고, 답변을 주겠다"며 첫 반응을 보였다. 이 때문에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 첫 민간 방북이 이뤄지는 것 아니냐는 관측이 나왔지만, 북한이 일주일 만에 공식 거부 입장을 밝히면서 무산됐다.

남성욱 고려대 교수는 "북한은 핵·미사일 문제로 미국과 강경 모드를 이어가고, 남한에는 8월 한·미 연합 군사훈련 중단을 압박하는 과정"이라며 "이 때문에 민간의 방북을 허용할 수 없다고 판단한 것 같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8/201707280026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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