박지향 '정당의 생명력'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서지문 고려대 명예교수

많은 국민이 문재인 정부의 수많은 일방적인 정책 강행을 크게 걱정한다. 안보 위험과 경제 기반 파괴, 사회 분열, 반목의 초래가 예상되어서이다. 그보다 더 큰 걱정은 이런 정책의 부당함을 논리적으로 설파하고 저지할 야권 지도자가 안 보이는 것이다. 그리고 문재인 정부의 실험이 이런저런 부작용을 낳을 경우 누가 그 복구를 설계하고 지휘할 것인가?

홍준표 자유한국당 대표? 글쎄…, 홍준표 대표에게 장점이 없는 것은 아니다. 그의 솔직함이나 고집, 뚝심 등은 많은 국민이 인정하는 장점이다. 그런데 이 장점들의 뒷면이 곧 그의 단점이다. 그가 정계에 진출한 1990년대엔 투박하고 저돌적인 그의 모습이 친(親)서민적이고 가식 없다는 느낌을 주었을지 모르나 이제는 상당수 국민에게 거부감을 주고, 그가 자기 수양이나 공부는 안 하면서 알량한 '모래시계' 이력 정도로 대권을 넘보는 것 아니냐는 반발심을 자극한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대표가 24일 여의도 당사에서 열린 최고위원회의에 참석해 목을 축이고 있다. /남강호 기자

2022년에는―그전에 북한 핵에 의한 멸망을 면한다면―우리나라가 국고 고갈, 에너지 부족과 수급 불안, 최저임금 상승으로 인한 일자리 감소, 반(反)기업 정서로 인한 기업의 위축과 국제 경쟁력 하락, 강성 노총의 전횡으로 인한 노동 조건 악화 등 '묻지마 개혁'의 온갖 후유증으로 신음할 것이 예상된다. 홍 대표가 그 수많은 문제를 심층적으로 이해하고 최선의 해결책을 도출해 추진할 수 있을까?

홍 대표는 지금부터 문재인 정부의 100대 정책 과제에 대해 각 방면 전문가의 의견을 구해서 각각의 문제점을, 그리고 그 다중적 연관관계를 심도 있게 파악하고 어떤 논리로 반대하고 저지할지를 깊이 연구해야 한다. 현 정부의 행보를 깊이 우려하는 학자, 전문가가 많은 만큼 자발적인 조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다. 이 과정에서 홍 대표는 국가 경영이 얼마나 지난한 과제이며 지도자의 선택에 국민의 생명과 안녕이 어떻게 좌우되는가를 깨닫고 정치가로 서 성숙할 것이다. 그러면 자연히 제1 야당 대표에 걸맞은 품격이 붙을 것이다.

박지향 교수는 영국의 보수당 역사를 연구한 '정당의 생명력'에서 누차 와해의 위기를 맞았고, 수십 년씩 집권을 못 하기도 했던 보수당의 생명력을 분석했다. 로버트 필, 벤저민 디즈레일리, 윈스턴 처칠, 마거릿 대처 등 보수당을 살려낸 리더들을 연구해 보기를 홍 대표에게 권유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4/201707240289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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