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우리 측의 대화 제의 묵살… 정부, 마땅한 지렛대 없어 고민
 

북한이 21일 남북 군사 당국 회담 제의에 공식 반응을 내놓지 않아 문재인 대통령의 첫 대화 제의가 일단 무산됐다. 정부는 이날 입장 발표로 대화 제의에 호응할 것을 북한에 거듭 촉구했지만 마땅한 지렛대가 없어서 고민하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은 이날 발표한 '남북 군사 당국 회담 제안 관련 국방부 입장'에서 "남북 간 군사적 긴장을 완화하고 군사 분야에서 대화 채널을 복원하는 것은 한반도 평화와 안정을 위해 매우 시급한 과제"라며 "국방부는 북측이 조속히 우리의 제안에 호응해 나오기를 다시 한 번 촉구한다"고 밝혔다. 문 대변인은 "국방부는 7월 17일 군사분계선에서 일체의 적대 행위를 중지하기 위한 남북 군사 당국 회담을 21일 판문점 북측 지역 통일각에서 개최할 것을 북측에 제의한 바 있다"며 "오는 27일까지는 대화 제의가 유효하다"고 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이 21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군사 회담이 북한의 무대응으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뒤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문상균 국방부 대변인이 21일 서울 용산 국방부 청사에서 우리 정부가 북한에 제안한 군사 회담이 북한의 무대응으로 무산된 것과 관련해 유감을 표명한 뒤 브리핑룸을 나서고 있다. /오종찬 기자
정부가 군사 당국 회담과 함께 제의한 이산가족 상봉을 위한 적십자 회담에 대해서도 북한은 아직 반응을 보이지 않고 있다. 이유진 통일부 부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지금 북측의 공식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추가 제안이라든가 이런 것들은 저희가 계획을 하고 있는 바는 없다"고 밝혔다.

정부 내에서는 북한이 우리의 대화 제의에 철저히 '무시' 전략으로 나오고 있는 데에 당황스러운 분위기도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정부 관계자는 "북한이 우리 제안을 그대로 받지는 않더라도 시간·의제 등을 바꿔 역제안이라도 할 줄 알았는데 아무런 답이 없어 답답하다"고 했다.

그렇다고 정부는 북한을 대화 테이블로 끌어내기 위해 북한에 수정 제의를 하지는 않겠다는 방침이다. 통일부는 "북측의 공식 반응이 없는 상태에서 추가 제안이라든가 이런 것은 계획하고 있는 바가 없다"고 말했다. 하지만 다음 주에도 북한이 아무런 대응을 해오지 않는다면 사실상 '운전대'를 잡고 한반도 문제 해결을 주도하겠다는 현 정부의 구상이 시작부터 틀어질 수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2/201707220023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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