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민단체, 광화문~청와대 행진 "양심수 출신 대통령이 인권포기"
 

청와대는 지난 18일 "올해 8·15 특사는 없다"고 발표했다. 그러자 진보 성향 단체들과 원로 등으로 구성된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가 19일 오전 서울 광화문광장에서 집회를 열고 "양심수 출신 대통령이 인권을 포기했다"며 반발했다. 추진위는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 양심수 37명을 즉각 석방하라"고 요구했다.

이석기 전 의원은 북한과 전쟁이 벌어질 경우 국가 기간 시설을 타격하자는 모의를 하고(내란 선동), 북한 활동을 찬양·고무한 혐의(국가보안법 위반)로 2013년 구속 기소돼 2015년 대법원에서 징역 9년을 확정받았다. 이 전 의원은 2022년까지 복역해야 한다. 한상균 위원장은 도심 폭력 집회를 주도한 혐의(집시법 위반 등)로 구속 기소돼 올해 5월 대법원에서 징역 3년을 선고받고 복역 중이다.
 
19일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푸른 수의를 입고 광화문 앞을 지나고 있다. 이들은 광화문역에서 청와대 분수대까지 약 2㎞ 구간을 행진하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 양심수 37명의 석방을 요구했다.
19일 양심수 석방 추진위원회 소속 회원들이 푸른 수의를 입고 광화문 앞을 지나고 있다. 이들은 광화문역에서 청와대 분수대까지 약 2㎞ 구간을 행진하며 이석기 전 통합진보당 의원과 한상균 민주노총 위원장 등 양심수 37명의 석방을 요구했다. /이태경 기자

추진위는 이날 "한 달 넘게 양심수 석방을 요구했는데 '특사 없다'는 정부 발표를 듣고 화가 났다"며 "박근혜 전 대통령이 가둔 양심수는 석방되는 게 너무도 당연한데 양심수 출신인 문 대통령이 의지가 없다"고 했다. 이들은 또 "'촛불'이 없었으면 문 대통령이 그 자리에 앉을 수 있었겠냐"며 "박근혜 정권에 분노하고 싸워서 이긴 것은 이석기 전 의원과 한상균 위원장이다. 아무 조건 없이 이들을 석방해야 한다"고 했다.

이날 집회에는 진보 단체 회원 약 40명(경찰 추산)이 참석했다. 참가자들은 푸른 수의(囚衣)를 입고 '양심수 즉각 석방' 구호를 외치며 광화문광장에서 청와대 앞 분수대까지 약 2㎞ 구간을 행진했다. 이날 집회에는 이석기 전 의원의 친누나가 동참했다. 행진을 마친 이들은 요구 사항을 담은 서한을 청와대에 전달했다.

지난달 발족한 추진위에는 민주화실천가족운동협의회(민 가협), 민주사회를위한변호사모임(민변) 등 단체들과 함세웅 신부, 백기완 통일문제연구소장 등 진보 성향 시민 단체 회원 98명이 속해 있다. 박석운 한국진보연대 상임대표는 "우리가 (정부에 양심수 석방을) 부탁하는 식이 돼서는 안 된다"며 "양심수 석방은 인권을 유린한 박근혜·이명박 전 대통령의 적폐를 청산하는 차원에서 당연히 이뤄져야 한다"고 주장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20/201707200022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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