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23년 전에도 그랬고 오늘도 그렇다. 북한의 핵확산금지조약(NPT) 탈퇴 이후 급격히 악화된 남북 관계. 클린턴 대통령은 1994년 9월 영변 핵시설 공습까지 고려했다고 한다. 하지만 결국 공습하지 않았고, 북한은 핵무기를 완성한다. 이제 미국 본토까지 위협하는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개발하자 트럼프 대통령은 또다시 북 핵시설 공습을 고려한다고 한다. 하지만 역시 어려울 것이다. 이스라엘은 1981년 이란 핵시설을 공습해 무력화했는데 왜 우리는 주저하는 걸까? 물론 2500만명 수도권 시민, 대한민국 정부, 대기업 모두 북한의 170㎜ 자주포와 240㎜ 방사포 사거리 안에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대한민국 '목'에 칼을 들이대고 있다.

23년 동안의 인질 상태. 그 긴 시간을 버텨낸 국민도 대단하지만, 23년이라는 긴 시간 동안 아무 해결책을 찾지 못한 정부 역시 대단하다. 우리 스스로 할 수 있는 게 없고, 그 어느 제안에도 반응하지 않는 북한을 보며 한탄하기만 한다. 하지만 한번 솔직해져 보자. 인질에게 무슨 선택의 자유가 있으며, 인질과 협상하지 않는 것은 너무나 당연하지 않은가? 우리가 북한의 인질이 아니어야 그들과 협상이 가능하고 진정한 남북 화해와 경제 협력 역시 가능해진다. 남북한의 공멸을 막으려면 먼저 서울이 인질 상태에서 벗어나야 한다는 말이다.

대한민국 수도를 부산이나 제주도로 옮길 수 없다면 우리의 유일한 옵션은 이스라엘의 '아이언 돔' 같은 '아이언 서울'을 구축하는 것이다. 대당 500억원의 아이언 돔 10대로 이스라엘은 2만㎡의 영토를 자주포와 방사포로부터 보호하고 있다. 인구밀도가 훨씬 높은 수도권 방어를 위해서는 그보다 훨씬 많은 아이언 돔이 필요하다. 거기에 사드(THAAD)와 한국형 미사일 방어체제까지 추가하면 수십조 단위의 예산이 필요할 것이다. 물론 엄청난 돈이다. 하지만 멋진 고속도로, 무료 급식, 4차 산업혁명, 평창 올림픽 모두 대한민국이라는 국가가 생존해야만 의미 있다. 이제 우리는 대한민국의 생존을 위한 100조 펀드 만들기 프로젝트를 시작할 때다.

2012년 3월11일 이스라엘 아슈도드에 위치한 단거리 미사일 방어장비 '아이언돔'에서 요격미사일이 발사되고 있다. 이 미사일은 팔레스타인이 가자지구에서 발사한 미사일을 격추시키기 위한 것이다. /AP 뉴시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8/2017071803707.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