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국무부 대변인
"북한의 돈줄 되는 행위에 다른 나라가 가담 땐 제재할 것"
中에 '對北 원유 중단' 압박

시진핑, 지난 8일 아베와 회담 때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 밝혀
 

유엔 안전보장이사회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한 추가 대북 제재를 논의하고 있는 가운데, 미국 정부가 연일 '세컨더리 보이콧'(2차 제재) 가능성을 거론하며 중국을 압박하고 있다. 구체적으로는 중국에 '대북 원유 공급 중단'을 요구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그러나 중국은 최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의 입을 통해 "(원유 공급 중단 등을 포함한) 독자 제재 반대" 입장을 분명히 한 것으로 전해졌다. 정부 소식통은 12일 "결국 미국이 중국과의 경제 마찰을 감수하면서 '세컨더리 보이콧' 카드를 꺼내들지가 북핵 해결 국면의 중대 분수령이 될 수 있다"고 했다.

美 "中의 대북 영향력은 명확"

헤더 나워트 미국 국무부 대변인은 11일(현지 시각) 정례 브리핑에서 "미국은 세컨더리 보이콧을 검토하려고 한다"며 "다른 나라들이 북한의 돈줄이 되는 행위에 가담하고 있다면 제재할 것"이라고 말했다. 나워트 대변인은 미 재무부가 지난달 대북 거래를 이유로 중국과 러시아 단체·개인을 제재했던 사례를 명시하며 "미국은 계속해서 그렇게 북한의 불법 무기 프로그램에 불법 전용되는 자금을 차단하는 방식을 검토할 것"이라고 말했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대사도 지난 9일 "중국이 북한에 제대로 조치를 취하지 않으면 미·중 교역이 훼손될 수 있다"며 세컨더리 보이콧을 포함한 경제제재 가능성을 경고했다.

미국이 이란 제재에 적용했던 세컨더리 보이콧은 가장 강력한 경제제재 수단으로 평가된다. 북한 같은 '불량 국가'를 압박하기 위해 미국 정부는 미국 기업·개인이 이런 국가들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막고 있는데 이것이 1차 제재다. 2차 제재, 즉 세컨더리 보이콧은 이 범위를 제3국 기업까지 확대해 미국의 제재 대상국과 거래하지 못하도록 막는 것이다. 만약 거래 사실이 적발될 경우 해당 기업·개인의 미국 내 자산을 동결하고 미국의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도록 한다. 이런 2차 제재는 기축통화인 달러를 중심으로 세계 금융거래를 틀어쥐고 있는 미국만이 쓸 수 있는 수단이다. 미국 금융기관을 이용할 수 없다는 것은 사실상 달러 송금이 개입되는 무역 거래가 원천적으로 차단된다는 의미이기 때문이다.

이런 까닭에 중국은 미국의 2차 제재에 매우 민감하게 반응해 왔다. 현재 북한과 거래하는 외국 기업의 절대다수는 중국 기업이기 때문에 2차 제재의 대상은 대부분 중국 기업이 된다. 겅솽(耿爽) 중국 외교부 대변인은 11일 "최근 들어 특정 사람들이 한반도 핵문제를 언급하며 '중국 책임론'을 과장하고 부각하고 있다"며 "나는 이것이 이 문제에 대한 완전하고 정확한 지식이 없음을 보여주거나, 책임을 전가하기 위한 숨은 동기가 있는 것이 아닌가 생각한다"고 말했다.

원유 중단 요구에 習 "독자 제재 반대"

하지만 시진핑 중국 주석은 지난 8일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린 중·일 정상회담에서 아베 신조(安倍晋三) 일본 총리의 대북 원유 수출 금지 요청을 거절한 것으로 알려졌다. 12일 니혼게이자이신문 등의 보도에 따르면 아베 총리는 "지금은 북한에 대한 압력을 강화하는 것이 중요한 만큼 (중국이) 더 건설적인 역할을 수행해줬으면 좋겠다"며 대북 원유 수출 중단을 언급했고, 시 주석은 "제재도 중요하지만, 우리는 대화를 중시하고 있다. 독자 제재에 반대한다"고 답했다. 대북 원유 공급을 중단할 뜻이 없음을 분명히 한 것이다.

정부 관계자는 "중국은 독자적인 대북 제재뿐 아니라 현재 진행 중인 새 안보리 제재 결의안 협상에서도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 차단에 동의할 가능성은 거의 없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3/201707130037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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