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G20 뒤흔든 北核]

- 첫 만남서 2시간 16분 회담
"北核 대응, 전략적 측면서 이견"
푸틴 "美대선 개입? 증거 있나"
러측 "트럼프도 푸틴 말에 동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7일(현지 시각) 독일 함부르크 G20(주요 20국) 정상회의에서 따로 만났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1월 취임 이후 푸틴 대통령과 몇 차례 전화 통화를 가졌지만 직접 만난 건 처음이다.

두 정상은 당초 예정된 30분을 넘겨 2시간 16분 동안 마라톤 회담을 가졌으며 회담 분위기도 좋았다고 외신들은 전했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두 지도자는 매우 분명한 '긍정적 케미스트리(positive chemistry)'가 있었다"고 했고, 세르게이 라브로프 러시아 외무장관도 "아주 길고 구체적인 대화가 있었다"고 했다.

그러나 북핵·미사일 대응에 대해서는 큰 이견을 드러냈다.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의 궁극적인 목표도 미국과 같은 한반도 비핵화이지만 목표 달성을 위한 전략 측면에서는 차이가 있었다"고 했다. 러시아는 지난 5일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에서 미국이 제안한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 규탄 성명 채택을 무산시켰고, 대북 추가 제재에도 반대했다. 틸러슨 장관은 "러시아는 북한과 경제 행위를 하고 있다"면서 "우리는 그들(러시아)에게 더 많은 것을 해달라고 요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러시아의 미 대선 개입 의혹을 둘러싸고도 두 정상은 논전을 벌였다. 러시아 내통 의혹으로 특검 수사를 받고 있는 트럼프 대통령은 러시아의 대선 개입 의혹을 거론하면서 푸틴 대통령을 압박했지만, 푸틴은 증거를 요구하며 의혹을 부인했다고 틸러슨 장관이 밝혔다. 반면, 라브로프 장관은 "이 의혹은 사실이 아니라는 푸틴 대통령의 말을 트럼프 대통령이 수용했다"고 했다.

시리아 내전 등과 관련해서는 논의에 진전이 있었다. 두 정상은 시리아 남부 에서 휴전하는 데 합의했고, 시리아의 미래 지도자 선정을 위한 논의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는 데 공감했다. 또 미국이 우크라이나 사태와 관련해 폐쇄했던 미국 내 러시아 외교공관 2곳을 되돌려 주는 문제도 논의됐다.

트럼프 대통령은 8일 미·러 정상회담에 대해 "대단한 만남이었다"고 말했고, 푸틴 대통령도 "트럼프 대통령과 개인적인 관계를 구축했다"고 평가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7/10/201707100014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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