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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길성] 中의 류샤오보 석방에서 웜비어를 떠올린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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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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간암 말기 류샤오보 풀어준 것… 웜비어 사망 직전 석방과 같아
'최악 인신매매국' 리스트에도 북한과 나란히 오른 게 중국
대북 공조 함께해야 하지만… 文 정부, 中에 환상 갖지 말길
 

이길성 베이징 특파원
이길성 베이징 특파원
서구 여론이 '중국판 웜비어 사건'으로 들끓고 있다. 노벨 평화상 수상자이자 중국의 대표적인 양심수인 류샤오보(劉曉波·61) 얘기다. 투옥 9년째인 그가 지난달 돌연 가석방됐다. 중국 당국이 그를 갑자기 풀어준 사연을 알아보니 간암 말기 선고를 받고 투병 중이라는 사실이 드러난 것이다.

그의 변호사는 "류샤오보가 회복될 가망이 거의 없다"며 "중국 정부는 그를 더 일찍 풀어줬어야 했다"고 울분을 터뜨렸다. 인터넷에 퍼지고 있는 동영상에선 류샤오보의 아내 류샤(劉霞·57)가 "남편은 수술도 방사선 치료도 화학치료도 받을 수 없다"며 오열했다. 미국의 한 인권운동가는 트위터에 "류샤오보는 지난 4월 옥중에서 신체검사를 받았지만 교도소 측은 그의 병에 대해 가족에게조차 알리지 않았다"는 글을 올렸다.

서구 언론과 인터넷에서는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를 식물인간으로 만들어 놓고 죽기 며칠 전에야 풀어준 북한과 중국이 도대체 뭐가 다르냐"는 분노가 번지고 있다. 하지만 중국 관영 영자지 글로벌타임스는 "류샤오보는 중국 최고의 암 전문가 8명으로부터 치료를 받고 있다"며 서구의 비난 여론에 대해선 "웬 소란이냐"고 했다.
 
27일(현지시각) 홍콩 소재 중국연락사무소 앞에서 중국 인권운동가이자 2010년 노벨평화상 수상자인 류사오보의 완전한 석방을 요구하는 시위가 벌어진 가운데, 류사오보 부부의 사진이 중국연락사무소 건물 벽면에 붙여져 있다. 최근 간암 말기 판정을 받은 류샤오보는 8년 6개월 만에 가석방돼 현재 중국 선양의 한 병원에서 치료를 받고 있다. 부인 류샤는 2011년부터 가택연금 상태로, 최근 심각한 우울증을 앓는 것으로 알려졌다. /AP 연합뉴스
류샤오보는 2008년 국가전복 선동죄로 11년형을 선고받고 랴오닝성의 한 감옥에 수감됐다. 엄청난 죄목의 실상은 중국의 민주화를 요구하는 중국 지식인들의 '08헌장' 선포를 도와줬다는 것이다. 민주화를 요구했다는 이유만으로 감옥에 가둬버렸다. 노르웨이 노벨위원회 위원장의 말을 빌리면 "양심과 의사 표현의 자유를 행사했다고 투옥"된 것이다. 그는 2010년 옥중에서 노벨 평화상 수상 소식을 접했다. 중국 정부가 '중국 감옥에 있는 사람에게 노벨상을 준 것은 중국에 대한 모욕'이라고 반발하면서 그는 시상식에 갈 수 없었다. 중국은 노르웨이산 연어 수입을 중단하는 등 경제 보복에 나섰다. 중국 정부는 이후 류샤오보에게 외국에 나갈 것을 종용하기도 했지만 그는 일관되게 "나는 무죄다"라며 중국을 떠나라는 압박을 뿌리쳤다. 그 사이 그의 아버지가 2011년 간암으로 세상을 떴고, 이제는 자신도 간암으로 시한부 선고를 받은 것이다. 미국의 뉴욕타임스는 류샤오보가 겪는 고난을 '국가에 의한 보복적 분풀이'라고 규정했다.

마코 루비오 미국 상원의원이 "류샤오보가 미국에서 인도적 치료를 받을 수 있도록 트럼프 대통령이 나서야 한다"고 요청하는 등 그의 즉각적인 석방과 해외 치료를 요구하는 여론이 거세지고 있다. 그러나 실현 여부는 불투명하다.

중국은 그가 외국으로 나갔을 경우에 예상되는 득실 계산에 바쁜 모습이다. 중국 글로벌타임스는 "왕단, 웨이징성 등 중국 내 반체제 범죄자들이 정작 해외로 나가면 주목도가 떨어져 존재감이 사라졌다"며 "류샤오보도 예외가 아닐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도 "노벨 평화상 수상자 신분인 그가 해외에서 치료를 받는다면 서구의 반중(反中) 여론을 전에 없이 부추길 위험도 있다"고 주장했다.

류샤오보의 상황을 묻는 외신 기자들의 질문에 줄곧 "알지 못한다"고 일축했던 중국 외교부는 엊그제 미국 정부가 중국을 북한과 함께 '최악의 인신매매국' 리스트에 올리자, "미국의 잣대로 중국을 재단하지 말라"며 발끈했다. 중국이 그간 북한에서 가혹 행위를 당한 끝에 죽음에 이른 것으로 보이는 미국 대학생 웜비어 소식에 사실상 침묵했던 이유도 어렵지 않게 짐작할 수 있다. 중국 관영 환구시보는 지난 21일 웜비어 사건을 다룬 사설에서 "이 사건을 빌미로 미국이 (대북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고) 중국을 압박하면 대가를 치르게 될 것"이라는 엉뚱한 주장을 펴기도 했다. 이런 중국을 상대로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의 한반도 배치도 설득하고, 대북 공조도 강화해야 하는 것이 한국 외교가 처한 고단한 현실이다. 문재인 정부가 중국에 대해 불필요한 환상만큼은 갖지 않았으면 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8/201706280332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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