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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역사의 교훈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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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6.2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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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김대식 KAIST 교수·뇌과학

우리는 왜 과거에 관심을 가질까? 페르시아 제국을 창건할 어린 키루스의 교육, 이순신의 명량해전, 트로츠키가 이끈 러시아 대혁명의 성공…. 물론 역사적 사실은 그 자체만으로도 충분히 흥미진진하다. TV 드라마 작가들은 상상조차 할 수 없는 막장 드라마가 바로 역사이니 말이다.

역사를 공부해야 하는 진정한 이유는 하지만 따로 있다고들 한다. 바로 과거의 실수를 반복하지 않기 위해서라고. 정말 그럴까? 나폴레옹과 웰링턴 공작의 워털루 전투에서 우리가 오늘날 배울 수 있는 게 과연 무엇일까? 과거에 대한 집착은 오히려 냉철한 현실 파악을 방해하는 것은 아닐까? 미사일과 핵폭탄을 앞세워 협박하는 북한에 대응하기 위해 더 많은 탱크와 전투기를 사들이는 우리. 결국 우리는 과거의 무기와 과거의 전략으로 과거의 전쟁만을 준비하고 있는 것은 아닐까? 마치 2차 세계대전 전 미래 전쟁을 준비하던 독일과 달리 프랑스 장군들은 과거 1차대전의 교훈만을 열심히 공부하고 있었던 것처럼 말이다.

커다란 흐름이 아닌 무의미한 디테일과 우연에만 집착하는 순간 역사는 교훈이 아닌 생각의 독(毒)이 된다. 그런데 이상한 일이 벌어지고 있다. 너무나 뻔한 역사적 흐름에 우리 대한민국만 적응하지 못하고 있으니 말이다. 불행하게도 또다시 서로 잡아먹는 '헬지구'가 되어가는 세상. 어떻게든 더 많은 친구와 동맹을 얻어야 하는 시대에 우리는 스스로를 지구의 왕따로 만들고 있다. 피와 혈통보다 실질적 가치관을 중요시하는 시대에 우리는 민족주의와 통일론에 빠져 있고, 공정한 경쟁과 시장의 효율성을 모두가 인정하는 21세기에 또 다시 국가가 모든 문제를 해결해주길 기대한다. 세계는 인종의 다양성을 받아들이고 동성 결혼도 점차 인정하는 추세인데 우리는 여전히 케케묵은 19세기 수준 가치관에 갇혀 있다.

그 어느 것도 완벽하게 반복되지 않는 것이 역사다. 하지만 분명한 것은 역사의 흐름에 뒤처지는 국가와 민족은 결국 사라진다는 사실이다. 어쩌면 그것이 역사의 유일한 교훈일지도 모르겠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7/201706270349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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