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 협력과 번영의 길을 찾아서]

후쿠다 前 일본 총리 인터뷰… 내달 3일 콘퍼런스서 기조연설

"北이 말 안 들을땐 어떻게 할지 지금 한국의 대북정책 불명확… 北이 협박으로 이득 얻어선 안돼
한반도 유사시 日이 돌출행동? 한국 양해없인 아무것도 못한다"
 

14일 도쿄에서 본지와 인터뷰를 한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81) 전 일본 총리는 "유감이지만 지금 미국은 반드시 북핵 문제를 풀겠다는 의사가 희박해 보인다"고 했다. 북한에 억류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가 식물인간으로 돌아와 트럼프 정권이 격분한 직후였다. 같은 날 서울에선 조명균(60) 통일부 장관 후보자가 "개성공단을 재가동해야 한다"고 했다. 그는 "북핵 해결이 가장 절실한 건 한국이니, 한국이 '이 문제를 풀기 위해 이렇게 협력해달라'고 미·일에 '지시(指示)'해주면 좋겠다"고 했다.

후쿠다 전 총리는 내달 3~4일 서울 워커힐호텔에서 조선일보 주최로 열리는 제8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기조연설을 한다. 다음은 일문일답.
 
내달 3~4일 열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하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81) 전 일본 총리는 지난 14일 일본 도쿄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북한이 협박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내달 3~4일 열릴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하는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81) 전 일본 총리는 지난 14일 일본 도쿄 사무실에서 가진 인터뷰에서“북한이 협박을 통해 경제적 이득을 얻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고 강조했다. /이동휘 기자
―한·미·일과 중국·러시아의 북핵 대응을 어떻게 평가하나.

"북한의 위협을 가장 심각하게 받아들이는 건 한국이다. 중·일도 고민하지만 한국보다는 거리가 있다. 미국은 멀어서 긴박감이 부족한 것 같다. 한·미·일과 중국이 긴밀하게 제휴하지 않으면 대북 협상은 잘될 수 없다. 일본의 경우, 대북 관계를 막는 여러 제약이 사라지면 북한 경제 건설에 기여할 수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옵션이 테이블 위에 있다'고 했는데.

"북한이 미사일을 발사하자 미국이 동중국해에 항공모함을 보냈다. 하지만 미국이 단순히 위협한 건지, 정말 이 문제를 해결할 각오가 있는지 불분명하다. 미국이 어디까지 뭘 할지 알 수 없다. 북한도 (미국의 진의가 뭔지) 지켜보는 중이다. 다만 트럼프 대통령이 (한·일과 상의 없이) 일방적으로 북한과 전쟁을 하는 일은 생각할 수 없다."

―최악의 시나리오지만 북한이 사실상 핵보유국으로 인정받는다 치자. 동북아에 어떤 영향이 오나.

"누구도 북한을 핵보유국으로 인정하지 않는다. 그럼 경제 제재를 더 강화해야 한다. 중국도 가만있지 않을 것이다. (다만 그런 조치는) 장차 북한 경제가 발전할 가능성을 없애버릴 수 있다. 북한 국민도 계속 힘들게 살아야 한다. (북핵 문제를 못 풀면) 통일도 어렵다."

―북한은 경제 제재를 새삼 겁내지 않는다는 비판이 있다.

"그렇다고 북한을 공격하는 건 한·일 모두 바라지 않는다. 북한이 양질의 국가로 발전하는 게 모두의 희망이란 걸 김정은에게 어떻게 이해시킬지, 나도 늘 자문자답하고 있다. 같은 민족인 한국이 더 노력해야 한다. 지금 한국의 대북 정책은 '북한이 말을 듣지 않을 경우 어떻게 할지'가 명확지 않다. 북한이 협박으로 경제적 이득을 얻는 일이 있어선 안 된다."

―개성공단 재가동이 논란인데.

"한국이 대북 제재를 그만두려면 미·중·일에 개성공단을 다시 여는 이유를 설명해야 한다. 북한과도 의논해 핵개발에 대한 생각을 바로잡아야 한다. 그러지 않고 일방적으로 재가동하는 건 무원칙한 행동이다. (북한을 압박하면서 동시에) 북한이 희망을 갖게 하고, 한 번으로 끝나지 않도록 끈질기게 대화를 계속할 필요가 있다."

―한·일 안보 협력에 불안과 반발을 느끼는 한국인이 많다.

"전후 독·불 관계를 봐도 '역사의 화해'는 공동 작업, 공동 노력이다. 한반도 유사시 일본이 돌출 행동을 하는 건 있을 수 없다. 한국이 양해하지 않는 한 일본은 아무것도 못한다. 미국도 일본에 협조를 청하기에 앞서 당연히 한국과 상의할 것이다. 물론 그런 일이 안 생기게 (외교로) 푸는 게 가장 중요하다. 지금은 '한국은 아무것도 안 하고 있다' '무슨 생각을 하는지 모르겠다'는 일본인이 꽤 많다."

☞후쿠다 야스오 前 일본 총리

일본 정계에서 ' 중국과 파이프를 가장 깊이 뚫어놓은 정치가'로 꼽힌다. 재임 중 한·중 등 주변국과 일본의 관계개선에 힘썼다. 정치 명문가 출신으로, 고도 성장기에 집권한 부친 후쿠다 다케오(1905~1995) 총리에 이어 '부자 총리' 기록을 세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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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6/201706260021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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