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9일 강원도 인제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가 21일 오전 국방부 브리핑룸에 전시돼 있다./연합뉴스

지난 9일 강원도 인제군 야산에서 발견된 북한 무인기는 2014년 백령도에 추락한 무인기보다 항속거리가 2배 넘게 증가하는 등 성능이 개선된 것으로 파악됐다.

항속거리는 연료를 가득 채운 항공기가 연료가 모두 소진될 때까지 날아갈 수 있는 거리를 말한다.

21일 국방과학연구소(ADD)에 따르면 백령도 무인기의 항속거리가 180∼300㎞로 추정됐지만 인제 무인기는 전체 비행거리만 490km에 달한다. 체코산 2행정 2기통 50㏄ 엔진을 단 인제무인기의 엔진 탱크 용량은 7.47ℓ, 배터리 용량도 5300㎃h로 각각 2배 이상 커졌다. 무게는 남은 연료 1.3ℓ를 포함해 13㎏이었다. 전체 길이는 1.85m, 날개폭은 2.86m로, 백령도 무인기(날개폭 2.46m)보다 조금 컸다.

무인기에 사용된 부품은 한국, 미국, 일본, 체코, 캐나다, 스위스 등 6개국의 제품을 사용한 것으로 나타났다.

날개 조종면을 움직여주는 서버구동기(모터)는 우리나라 제품을 사용했다. 비행임무 컴퓨터는 캐나다의 마이크로파일럿, 카메라는 일본 소니의 A7R(35㎜ 다초점렌즈) 제품이었다. GPS(인공위성위치정보)와 GPS 수신기는 각각 미국, 스위제 제품으로 드러났다

무인기에 장착된 비행조종 컴퓨터 자료를 분석한 결과, 인제 무인기는 5시간 30여분 동안 490여㎞를 비행했고 평균 속도는 시속 90㎞, 고도는 2.4㎞로 분석됐다. 컴퓨터에 저장된 비행 자료는 1시간 42분 분량이었다.

비행경로는 강원도 금강군에서 경북 성주군 방향으로 직선인 것으로 조사됐다. 카메라 메모리에 저장된 사진 550여장이 보여주는 경로와도 정확하게 일치했다. 무인기가 사드 기지 정찰용이라는 것으로 추정할 수 있다.

무인기가 촬영한 551장 가운데 사드 기지 사진은 10여장이었고 해상도는 구글 어스 위성사진보다 못한 수준으로 사드 발사대 등 핵심 장비는 흐릿하게 찍혔다. 5월 2일 오전 10시 정각 이륙해 같은 날 오후 1시 9분쯤 사드 기지를 촬영한 것으로 파악됐다.

추락 원인은 엔진 성능 결함으로 분석됐다. ADD 관계자는 "엔진 비정상으로 인해 비행속도 저하 및 연료 과다 소모가 발생했다"며 "연료 부족으로 추락한 것으로 추정된다"고 설명했다.

군 당국은 무인기를 북한 군단급 부대에서 운영하는 것으로 추정했다. 이번 정탐 행위는 북한군 정찰총국이 주도했을 가능성에 무게를 뒀다. 무인기에 3㎏ 정도의 생화학 물질과 폭약을 탑재해 우리 후방지역까지 날려 보낼 수 있는 능력을 갖춘 것으로 평가했다.

북한은 13종의 생화학 물질을 보유하고 있으나 이 가운데 12종은 대기 중에 노출되면 자외선에 의해 소멸된다. 다만, 탄저균을 포자화해 무기 수준으로 개발하면 치명적인 위협이 될 것으로 군은 평가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1/2017062102092.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