中 "한국, 사드에 정치적 결단 보여달라"

중국이 20일 베이징(北京)에서 열린 한·중 외교 차관 전략 대화에서 사드 배치와 관련한 한국 정부의 '정치적 결단'을 요구하고 나섰다. 한·미 관계가 사드 배치 연기와 군사훈련 축소 등을 놓고 균열 조짐을 보이자 중국이 이를 비집고 한국에 대한 압박 강도를 높이는 모양새다.
 

중국 외교부 겅솽(耿爽) 대변인은 이날 정례 브리핑에서 "이번 전략 대화에서 양측은 사드와 한반도 정세 등을 논의했다"며 "우리는 한국 측이 정치적 결단을 보여주고 약속을 지키는 모습을 보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이어 "우리는 그런 한국과 함께 관련 문제를 적절히 해결하고 양국 관계가 이른 시일 안에 개선·발전할 수 있도록 노력하기를 희망한다"고 말했다.

이날 임성남 외교부 1차관과 중국 장예쑤이(張業遂) 외교부 상무부부장은 베이징 댜오위타이(釣魚臺)에서 '제8차 한·중 외교 차관 전략 대화'를 갖고 오는 7월 독일 G20(주요 20개국) 정상회의 기간 한·중 정상회담을 개최하는 문제와 사드, 북핵 현안 등을 논의했다. 양국 외교 차관 대화는 작년 2월 이후 16개월 만으로,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는 처음이다.

장예쑤이 부부장은 공개 발언에서 "문 대통령 취임 후 양국 정상은 전화 통화와 특사 파견 등으로 양국 관계의 발전을 중시하는 적극적인 메시지를 교환했지만 양국 관계를 제약하는 주요한 장애물(사드)이 아직 제거되지 못하고 있다"고 했다. 이에 대해 임성남 차관은 "한·중 관계를 실질적인 전략적 협력 동반자 관계 로 발전시켜 나가고자 하는 게 문재인 대통령의 의지"라고 했다. 이날 임 차관은 중국의 사드 보복 해소를 요청한 것으로 알려졌다. 북핵 문제와 관련해서는 "(새 정부는)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목표로 제재와 대화 등 모든 수단을 활용한 단계적·포괄적 접근을 추진해 나가겠다"고 했다. 임 차관은 전략 대화에 앞서 양제츠 중국 외교 담당 국무위원을 예방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