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美 CBS와 인터뷰]

- 김정은에 대한 인식은
"김정은이 합리적이지는 않지만 트럼프도 대화 뜻 밝히지 않았나"

- 美의 선제 타격론엔
"北核에 더욱 절박한 건 한국… 위험이 더 급박해지면 논의"

- 美 전략자산 전개 축소 여부엔
"한국 정부 입장 아니다"
 

문재인 대통령의 20일 미국 CBS방송 인터뷰는 한·미 정상회담을 10여일 앞두고 이뤄졌다. 문 대통령이 국내외 언론과 인터뷰를 한 건 취임 후 처음이다. 문 대통령은 최근 "문정인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미 군사훈련과 미군의 전략 무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고 한 것이 한국 정부 입장인가"라는 질문에 "그렇지 않다"고 대답했다고 CBS 노라 오도널 앵커가 전했다. 다음은 CBS 인터뷰 일문일답.
 
이미지 크게보기
문재인 대통령이 20일 오전 청와대 상춘재 앞에서 미국 CBS방송 디스 모닝(This Morning)의 노라 오도널 앵커와 인터뷰하고 있다. /청와대
―웜비어씨가 오늘 사망했다. 어떻게 생각하나.

"우선 웜비어씨의 가족과 미국 국민이 겪을 슬픔과 충격에 대해서 위로 말씀을 드리고 싶다. 웜비어씨가 코마 상태에 빠지게 된 원인에 대해서도 많은 의혹이 있다. 많은 부당한 그리고 가혹한 대우가 있었을 것이라는 것을 우리가 추측하고 있다. 그와 같은 북한의 잔혹한 처사에 대해 강력하게 규탄한다. 아직도 북한에는 미국 국민과 한국 국민 여러 명이 억류 중에 있다. 그들의 조속한 석방도 촉구한다."

―매케인 미 상원의원은 '웜비어씨가 김정은 체제에 의해 살해됐다'고 했다. 북한이 책임을 져야 한다고 생각하나.

"그렇다. 기본적으로 북한에서 억류하고 있는 기간 동안에 발생한 일이다. (북한이 웜비어 학생을 죽였는지) 그 사실까지 저희가 알 수는 없다. 그러나 사망에 이르게 된 아주 중대한 책임이 북한 당국에 있는 것은 틀림없다."

―이 사건이 남북 간의 대화 재개 노력에 어떠한 영향을 끼친다고 생각하는가.

"일단 우리는 북한이 아주 비이성적이고 합리적이지 못한 나라라는 사실에 대해서 인식을 새롭게 할 필요가 있다고 본다. 그런 나라, 또 그런 지도자를 상대로 우리는 핵의 완전한 폐기라는 목표를 달성해내야 한다."

―어떻게 비합리적인 정권, 지도자와 함께 무릎을 맞대고 대화를 할 수 있나.

"대화는 반드시 필요하다고 본다. 그 이유는 지금까지 국제 사회가 유엔 안보리 결의에 따라서 해 왔던 제재와 압박만으로는 북핵 문제를 해결하지 못했기 때문이다."

―북한이 비핵화를 하기 전에 북한과 대화를 한다는 구상은 미국의 정책과 근본적으로 배치되는 것으로 알고 있다. 다음 주에 트럼프 대통령을 만났을 때 어떤 말을 할 건가.

"미국 정책이나 트럼프 대통령 정책과 배치된다고 생각하지 않는다. 트럼프 대통령은 그와 같은 과거 정부의 실패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고 반성하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저도 그에 대해서 트럼프 대통령과 똑같은 생각이다."

―그러나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 정부가 북한과 아무런 전제 조건 없는 협상을 하도록 동의할 것인지는 분명치 않다. 북한이 어떤 양보도 하지 않는 가운데, 문 대통령은 대화 재개를 원하고 있다. 북한에 굴복하는 것은 아닌가.

"대화 자체가 목표가 아니다. 대화를 위한 대화는 할 필요가 없다. 저는 아무런 전제 조건 없는 그런 대화를 말한 적이 없다. 일단 북한의 핵과 미사일을 동결시키게 만들고, 그리고 2단계로 북한의 완전한 핵 폐기를 이루어야 한다는 단계적 접근 방법의 필요성은 미국 내에서도 많이 이야기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김정은을 '핵무기를 가진 미친 사람'이라고 지칭했다. 김정은이 미쳤다고 생각하나? 이러한 사람과 대화를 진정 원하나?

"김정은이 합리적이지 않다라는 말은 좀 전에 제가 드린 바가 있다. 그리고 트럼프 대통령도 또 한때는 '김정은과 함께 햄버거를 먹으며 대화할 수 있다', 또한 '김정은과 대화를 할 수 있다면 영광스러울 것이다', 그렇게 말한 적도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저보다 훨씬 더 많이 나간 것이다."

―김정은이 햄버거를 좋아한다고 보나?

"아마도 김정은이 진정으로 바라는 것은 북한 체제와 정권의 안전에 대해서 보장받는 것이다. 한반도에 평화체제가 구축이 되고, 미국과 북한의 관계가 정상화될 수 있다면 아마 김정은도 그런 길을 외면하지 않으리라고 생각한다. 겉으로는 핵과 미사일로 뻥을 치지만, 속으로는 간절히 바라는 바일 수 있다. 어쨌든 그 점은 우리가 대화를 해 봐야 확인할 수 있는 것이다."

―미 정보 당국은 북한이 금년 내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을 시험 발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이를 저지하기 위한 선제타격에 대해 반대하나.

"북한의 핵과 미사일에 대해서 더욱 절박한 것은 우리 대한민국이다. 미국으로서는 점차 다가오는 미래의 위협이지만 한국은 지금 당장 생존과 직결되는 문제다. 선제적 타격은 그 위험이 보다 더 급박해졌을 때, 그때 비로소 논의할 수 있는 것이라고 생각한다."

―트럼프 대통령과 만날 때 그러한 메시지를 전달할 건가.

"아마도 그런 대화를 나누게 되지 않을까 생각한다. 그와 나는 앞으로 5년 동안 임기를 함께할 관계다. 그뿐만 아니라 북핵 폐기, 그리고 한반도의 평화체제 구축, 그리고 동북아 지역의 안정과 평화라는 그런 공동의 목표를 가지고 있다. 그 공동의 목표를 함께 힘을 모아서 이루어낼 수 있다면 아마도 트럼프 대통령과 제가 대통령에 재임하는 동안 얻을 수 있는 최고의 보람이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으로서도 최고의 외교적 성과가 될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 최고의 외교적 성과가 한반도에서 일어날 것이라고 생각하나.

"그렇다. 트럼프 대통령이 외교 문제에서 최우선순위에 둔 것이 북핵 문제 아닌가? 그것은 역대 미국 정부가 하지 않았던 일이다. 저는 그 점에 대해서 대단히 높이 평가하고, 그런 트럼프 대통령의 자세 덕분에 북핵 문제가 해결될 수 있을 것이라는 믿음을 갖는다."

―김정은과 머리를 맞대고, 무릎을 맞대고 대화를 하실 수 있다고 말씀하셨는데, 금년 내로 이러한 대화가 이루어질 수 있다고 생각하나.

"금년 중으로 그런 대화를 할 수 있는 분위기가 조성되기를 희망한다. 우리가 대화가 필요하다고 생각한다고 해서 대화에 대해서 조급해할 필요는 없다고 본다. 북한에 대해서 다양하고 강도 높은 압박과 제재를 통해서 북한을 협상 테이블로 이끌어내는 것, 그것이 금년 중에는 이루어졌으면 하고 희망하는 것이다."

―여러 가지 야심 찬 계획을 목표로 말씀해 주셨다. 전임자들이 아무도 달성하지 못한 목표를 어떻게 달성할 생각인가.

"우리가 그 목표에 가까워졌던 적이 있었다. (이는) 저의 일방적인 구상이 아니라 과거에 미국도 해 왔었던 구상이다."

한편 오도널 앵커는 "김정은이 핵 동결을 하겠나"는 질문에 문 대통령이 "북한 정권이 핵 프로그램에 대한 맹신을 가지고 있으며 대화를 통해서 핵 프로그램 없이도 북한이 안정적인 정권을 유지할 수 있도록 설득해야 한다"라고 말했다고 전했다. 오도널 앵커는 또 "문 대통령은 남북 간 대화를 시작하기 위한 북한과의 양자회담에 대해 트럼프 대통령이 동의할 것이라고 믿고 있다. 또한 방북을 통해 직접 김정은과 비핵화, 또는 최소한 핵동결을 추구하려고 하는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1/2017062100221.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