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과 미국이 1년 넘게 비밀 외교채널을 통해 접촉해왔다고 미국 월스트리트저널(WSJ)이 18일(현지시각) 보도했다.

미국 외교관들은 평양과 유럽 몇몇 도시에서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인 최선희 등을 만났으며, 주로 오토 웜비어(19일 사망) 등 북한에 억류된 미국인 석방 문제와 북한 핵 미사일 프로그램 억제 등에 대해 대화를 나눴다고 이 신문은 보도했다.
1년여간 비밀접촉을 한 것으로 알려진 수전 디매지오 뉴 아메리카 재단 국장과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뉴 아메리카 재단·조선일보DB


‘마담 최’로 불리는 최선희 북한 외무성 미국국장은 영어가 유창하고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에 직보가 가능한 인물로 알려져있다.

최선희는 북한 권력서열 3위로 내각총리를 지낸 최영림의 수양딸로, 오스트리아, 몰타, 중국 등에서 유학한 것으로 알려졌다. 1980년대 중반부터 외무성에서 근무하면서 북미회담, 베이징 6자회담 등 주요 북핵 협상에서 통역을 전담해 왔다. 2009년 8월 빌 클린턴 전 미국 대통령이 평양을 방문했을 때도 통역을 맡았다.

워싱턴DC 소재 싱크탱크인 ‘뉴 아메리카 재단’의 수전 디매지오 국장은 지난해 초 스톡홀름에서 북측과 접촉했으며, 작년 2월 북한을 방문해 북핵 문제를 논의했다. 디매지오 국장이 북측과 접촉하는 동안, 빌 클린턴 정부에서 유엔 대사를 지낸 빌 리처드슨 전 미국 뉴멕시코 주지사는 뉴욕에서만 북한 외교관을 20차례가량 만났다고 WSJ은 보도했다.

리처드슨이 뉴욕에서 북한 외교관들과 주로 접촉한 곳은 북한 유엔대표부 건물 바로 길 건너에 있는 2번가 ‘팜 스테이크하우스’라고 이 신문은 전했다. 1926년 뉴욕에 처음 문 연 팜 스테이크하우스는 뉴욕에만 3곳 등 미국 전역에 26곳의 매장을 운영하고 있다. 북한 유엔대표부 인근에 있는 지점은 1973년 개점한 곳으로, 내부 벽면에 유명인들의 캐리커처가 그려져진 캐주얼한 분위기의 식당이다.
 
북한과 미국 외교관이 비밀접촉한 것으로 알려진 뉴욕 2번가 '팜 스테이크하우스'./구글


이밖에 조셉 윤 미 국무부 대북정책 특별대표는 지난 2월 뉴욕에서 최선희 국장과 다른 북한 외교관을 처음으로 만나 회담했다. 윤 특별대표는 지난 12일 평양을 방문해 오토 웜비어의 석방을 이끌어냈지만, 웜비어는 미국 송환 엿새만에 사망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0/20170620020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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