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에 1년 5개월간 억류됐다 혼수 상태로 풀려난 지 엿새 만에 사망한 미국 대학생 오토 웜비어(22)를 두고 미국에서 “북한에 책임을 물어야 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북한이 여전히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3명에 대한 석방 요구도 거세질 것으로 보인다.

렉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19일(현지시각) 웜비어의 사망에 애도를 표한 뒤 “미국은 웜비어가 부당하게 감금된 것에 대해 북한에 책임을 물을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불법적으로 북한에 억류돼 있는 다른 미국인 3명의 석방을 요구한다”고 덧붙였다.

존 매케인(공화당) 상원 군사위 위원장은 “웜비어는 북한 독재자 김정은 체제에 의해 ‘살해당했다(murdered)’는 점을 분명히 한다”고 말했다. 또 “그는 생애 마지막 기간에 북한 국민들이 70여년간 겪었던 악몽 속에서 지냈다”고 비난했다. 매케인 위원장은 이어 “미국은 잔인무도한 권력들에 의해 미국 국민이 살해당하는 것은 용납할 수없고 용납해서도 안된다”고 말했다.
오토 웜비어가 억류된 직후인 2월 평양에서 기자회견을 하며 눈물을 흘리고 있다./AFP연합

북한을 수차례 다녀온 바 있는 빌 리처드슨 전 유엔주재 미 대사는 “웜비어가 억류돼 있는 동안 북한 외교관들을 20여차례 만났지만 그의 건강에 이상이 있다는 얘기는 전혀 듣지 못했다”며 “북한은 웜비어에게 무슨 일이 있었던 것인지 국제사회에 밝혀야 한다”고 주장했다. 리처드슨 전 대사는 이어 “북한은 억류하고 있는 미국인 3명과 캐나다인 1명을 석방해야 한다”고 촉구했다.

웜비어가 태어나 자란 오하이오의 존 케이식 주지사(공화당)는 “북한이 웜비어에게 한 짓은 반 인륜범죄가 될 수 있다”며 “그의 죽음은 북한 정권의 사악하고 억압적인 본질과 인간 생명에 대한 무시를 분명히 보여줬다”고 지적했다.

롭 포트먼(공화·오하이오)상원의원도 “북한의 혐오스런 행동은 전 세계적 비난을 받아야 한다”며 “웜비어 가족은 그 어떤 가족이 겪어야 하는 것 이상으로 (고통을) 겪었다”고 말했다.

NYT는 익명의 정부 소식통을 인용해 구타설을 제기하기도 했다. NYT는 또 “그동안 북한에 억류됐던 여러명의 미국인 가운데 코마 상태로 귀국한 것은 그가 처음”이라며 “그의 죽음은 이미 긴장 상태에 있는 미국과 북한의 관계를 더욱 악화시킬 수 있다”고 전망했다.

앞서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성명을 통해 애도를 표하면서 “미국은 희생자를 애도하는 동시에 북한 체제의 야만성을 다시금 규탄한다”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0/2017062001214.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