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문가 "실패한 햇볕정책 다시? 韓·美정상회담 불협화음 가능성"
외교가 "美에 흠 잡힐 구실만 줘"
 

한국에서 사드 배치 연기 논란이 불거진 데 이어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의 '한·미 연합 훈련 축소' 발언까지 나오면서 미국 내에서 한·미 관계가 노무현 정부 시절의 불편했던 사이로 돌아가는 것 아니냐는 우려가 잇달아 나오고 있다.

미국의 한반도 전문가들은 문 특보가 지난 16일 워싱턴DC에서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미 훈련을 줄이고, (항모 등) 전략 자산 배치도 축소할 수 있다는 것이 문재인 대통령의 생각이다" "사드 때문에 동맹이 깨진다면 그게 무슨 동맹이냐"고 말한 데 대해 비판의 목소리를 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18일 백악관에서 손을 흔들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8일 주한 미군의 사드 배치 논란과 관련해 격노한 것으로 파악했다고 정부 고위 관계자가 밝혔다. /AFP 연합뉴스
싱크탱크인 애틀랜틱 카운슬의 로버트 매닝 선임 연구원은 18일 미 언론 논평에서 "한·미의 군사 준비 태세를 북한과 협상해 교환하겠다는 아이디어 자체가 좋지 않다"고 말했다. 그러면서 "문 대통령과 그의 일부 보좌진이 오래전 실패한 햇볕정책을 다시 꺼내려는 듯하다"며 "문 대통령이 이런 아이디어를 진전시킨다면 한·미 정상회담에서 불협화음을 일으킬 수 있다"고 했다. 헤리티지재단의 브루스 클링너 선임 연구원도 "노무현 정부 시절의 불편했던 양국 관계로 되돌아가는 것으로 단정하기는 아직 이르지만, 이것(문 특보 발언)은 그런 잠재성을 가지고 있다"고 했다.

고든 플레이크 전 맨스필드재단 사무총장은 트위터에 문 특보 발언 관련 기사를 링크하고는 "(노무현 정부 시절을 떠올리게 하는) 이런 일을 다시 보는 것이 놀랍다"며 "문 특보의 (북한 관련) 호언장담은 외교에 적합하지 않다"고 했다. 20일 문재인 대통령과 인터뷰를 앞둔 미 CBS방송의 노라 오도넬은 이날 워싱턴포스트(WP) 인터뷰에서 "한국 대통령이 북한과 대화를 왜 그토록 원하는가에 대한 질문을 던질 것"이라고 했다.

워싱턴 외교가는 문 특보 발언 등이 이달 말 한·미 정상회담에 미칠 영향에 촉각을 곤두세우고 있다. 워싱턴의 한 외교 소식통은 "문 특보 발언은 정상회담을 앞둔 가장 민감한 시점에서 나왔다"며 "회담에서 유리한 고지를 차지하기 위한 발언을 해도 모자랄 판에 미국에 흠 잡힐 구실만 만들어준 셈"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0/2017062000338.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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