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韓美훈련 축소' 발언 진화 나서
'文대통령 뜻과 다른가' 질문에… 靑 "딱 부러지게 생각할 수 없다"
文특보는 "개인적 차원서 한 말… 정부 돈 안받고 조언만 할 뿐"
 

청와대는 19일 문정인 대통령 통일·외교·안보 특보가 "북한이 핵·미사일 도발을 중단하면 한·미 군사훈련과 미군의 전략 자산 전개를 축소할 수 있다"고 미국에서 발언한 데 대해 "문 특보에게 앞으로 있을 여러 한·미 관계에 도움이 되지 않는다고 엄중하게 말했다"고 밝혔다.

청와대는 이날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통해 문 특보에게 이 같은 메시지를 전달했다. 한·미 정상회담이 열흘도 남지 않은 상황에서 문 특보 발언이 양국 간 협상이나 대북(對北) 공조 체제 등에 악영향을 끼칠 것을 우려해 진화에 나선 것이다.

청와대 고위 관계자는 이날 브리핑에서 "문 특보가 미국으로 떠나기 전 정의용 국가안보실장을 만났고, 자신의 여러 아이디어를 다양하게 이야기했다"며 "(정 실장은) 듣고 그것을 아이디어 차원의 개인 논의라고 생각했다고 한다"고 말했다.

문 특보도 이날 미국 뉴욕 아시아소사이어티에서 열린 세미나에 패널로 참석해 자신의 발언을 "개인적 차원이며, 정부의 공식적인 입장을 대변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러면서 "나는 돈도 안 받고 조언을 할 뿐이다. 그것을 받아들이느냐 아니냐는 대통령이 결정하는 것"이라고 했다.

그러나 청와대 관계자는 '문 특보 발언이 문재인 대통령의 뜻과 배치되느냐'는 질문엔 "딱 부러지게 생각할 수 없다"고 했다. 이와 관련, 한 정부 소식통은 "문 특보가 방미 전 청와대 측에 '내가 나서서 미국 측에 해야 할 말을 하겠다. 일종의 굿캅, 배드캅(좋은 경찰, 나쁜 경찰) 역할을 하겠다'는 뜻을 전달한 것으로 알고 있다"고 했다. 실제 문 특보는 특보직에 임명된 뒤 청와대와 외교 라인을 통해 "한·미 정상회담을 앞둔 우리 정부가 미국에 쉽사리 하지 못하는 주제들을 비상근 직책인 내가 하겠다"고 말해 온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20/2017062000282.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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