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8회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

- 내달 ALC서 '동북아 평화' 연설
정치 은퇴 후 외교무대서 활발
'韓·中과 대립각' 아베와 달리 우호적인 3국 관계 위해 노력
 

7월 3~4일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일본 전직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7월 3~4일 조선일보 주최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 참석해 기조연설을 할 예정인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 한국의 새 정부 출범 이후 일본 전직 지도자로는 처음으로 한국을 찾는다. /AP 연합뉴스
후쿠다 야스오(福田康夫) 전 일본 총리가 서울에 온다. 그는 7월 3일 본지 주최로 열리는 아시안리더십콘퍼런스(ALC)에서 '북핵 문제를 어떻게 풀 것인가'를 주제로 기조연설을 할 예정이다.

전문가들은 앞으로 2~3년 안에 북한이 미국 본토를 핵 미사일로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게 될 것이라고 본다. 사상 초유의 위기가 눈앞에 닥쳤지만, 지금도 한·미·일과 중·러는 '핵 없는 북한'이란 명분만 똑같지 그 명분을 이룰 방법론은 제각각인 상황이다.

이번 ALC 기조연설에서 후쿠다 전 총리는 '전직 일본 총리'라는 입장을 떠나 아시아 정계 원로로서 '동북아 전체의 평화와 안정을 지킬 수 있도록 각국이 지혜를 모으고 합심하자'는 메시지를 강조할 전망이다.

일본에서 후쿠다 전 총리는 아베 총리와 사뭇 다른 정치가로 꼽힌다.

집안 배경 자체는 두 사람이 엇비슷하다. 후쿠다 전 총리는 아베 총리 못지않은 정치 명문가 출신이다. 아베 총리가 외할아버지 기시 노부스케(岸信介) 총리에 이어 '조손(祖孫) 총리' 기록을 세웠다면, 후쿠다 전 총리는 아버지 후쿠다 다케오(福田赳夫) 총리에 이어 '부자(父子) 총리' 기록을 세웠다. 2000년대 초 고이즈미 정권 핵심으로 뛰면서 '차기 총리감'으로 일어선 점도 같다.

하지만 두 사람의 공통점은 거기까지다. 일본 정계에서 후쿠다 전 총리는 '중국과 파이프를 깊이 뚫어놓은 정치가'로 꼽힌다. 한·중과 끊임없이 대립각을 세우는 아베 신조(安倍晋三) 총리와 달리, 후쿠다 전 총리는 재임 중은 물론 퇴임 후에도 우호적인 한·중·일 관계를 맺기 위해 고심해왔다. 국수주의로 치닫는 일본 우익을 경계하고 비판해오기도 했다.

일본 내 정치 일선에선 은퇴했어도 외교에선 여전히 '현역'으로 뛰고 있는 셈이다. 아베 정권이 극단적으로 치달아 한·중·일 관계가 험악해질 때, 구원투수로 등판하는 사람도 후쿠다 전 총리다. 2013년 12월 아베 총리는 재집권 1년 만에 야스쿠니 신사를 참배, 중국을 자극했다. 그러자 이듬해 7월 후쿠다 전 총리는 베이징에 날아가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과 극비 회담을 해서 고비를 넘겼다. 후쿠다 전 총리는 시 주석이 '아시아의 다보스 포럼'으로 키우겠다고 힘 쏟고 있는 '보아오 아시아 포럼'의 이사장을 맡고 있기도 하다.

후쿠다 전 총리는 2000년대 초 모리 정권과 고이즈미 정권 때 관방장관으로 활약했다. 부처 간 업무 조정에 능통하다고 '조정 장관'이라 불렸다. 튀는 각료가 지나치게 앞서나가다 사고 치지 않도록 뒤에서 노련하게 제어하는 역할을 해서 '맹수 조교'란 별명도 붙었다.

외모도 말투도 냉정하고 차분해 보이지만 실제로는 격정적인 성격이라, 그 밑에서 일해본 관료들에겐 '순간 온수 보일러'로 통했다. 인기 프로레슬러 오니타 아쓰시(大仁田厚)가 중의원 의원에 첫 당선된 뒤 관방장관 집무실에 찾아왔을 때, "정치는 남자의 로망이니 불타오르게!"라고 외친 에피소드, 당시 관방 부장관이던 아베 총리와 일본인 납치 문제 대응을 놓고 의견이 갈렸을 때, 책상을 탁 치며 "쓸데없는 소리 말라"고 호되게 꾸짖은 일이 지금도 회자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9/20170619003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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