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文대통령, 남북정상회담 17돌 축사]

"대화 재개 기준 낮추나" 관측도
"6·15와 10·4선언 이행하라면서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건 바로 北"
 

문재인 대통령은 15일 "북한이 핵과 미사일의 추가 도발을 중단한다면 북한과 조건 없이 대화에 나설 수 있음을 분명히 밝힌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 축사에서 "오늘 우리가 겪고 있는 위기를 해결하기 위해서라도 남북 관계는 새롭게 정립되고 발전돼야 한다"며 이같이 말했다. 이어 "북한의 호응을 촉구한다"며 "북한 핵의 완전한 폐기와 한반도 평화 체제의 구축, 그리고 북·미 관계의 정상화까지 포괄적으로 논의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문 대통령은 "남과 북은 반목과 대결이 계속되는 속에서도 1972년 7·4 남북공동성명부터 1991년 남북기본합의서, 2000년 6·15 공동선언, 2007년 10·4 정상선언으로 발전시켜왔다"며 "남북 당국 간의 이러한 합의들이 지켜졌더라면, 또 국회에서 비준되었더라면 정권의 부침에 따라 대북 정책이 오락가락하는 일은 없었을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러한 남북 합의의 법제화 필요성을 강조하기도 했다.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에서 부인 김정숙(왼쪽) 여사 등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문대통령 오른쪽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문재인 대통령이 15일 서울 여의도 63빌딩에서 열린 6·15 남북정상회담 17주년 기념식에서 부인 김정숙(왼쪽) 여사 등 참석자들과 함께 박수를 치고 있다. 문대통령 오른쪽은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연합뉴스

그러면서 문 대통령은 "최근 북한이 6·15 공동선언과 10·4 남북정상선언의 존중과 이행을 촉구하고 있다. 그러나 핵과 미사일 고도화로 말 따로 행동 따로인 것은 바로 북한"이라며 "우리는 우리대로 노력할 것이다. 북한도 그렇게 해야 할 것"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핵 포기 결단은 남북 간 합의의 이행 의지를 보여주는 증표"라며 "이를 실천한다면 적극 도울 것이다. 저는 무릎을 마주하고, 머리를 맞대고 어떻게 기존의 남북 간의 합의를 이행해 나갈지 협의할 의사가 있다"고 했다.

문 대통령의 이날 '추가 도발 중단하면 조건 없이 대화' 발언을 놓고 정치권에서는 "북한에 대한 대화 재개의 기준을 낮추려는 것 아니냐"는 관측도 나왔다. 문 대통령은 지난달 30일 일본 아베 신조 총리와의 통화에서는 "북한이 핵 개발을 포기할 경우 대화가 가능하다는 메시지를 계속적으로 전달해야 한다"고 했다. 대선 당시 토론회에서는 "북한이 핵을 동결하고 그 토대 위에서 핵 폐기를 위한 협상 테이블에 나온다면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을 재개할 수 있다"고 했다. 남북 대화의 전제 조건을 '핵 포기'나 '동결 + 핵폐기 협상 시작'이라는 기존 입장에서 '추가 도발 중단' 수준으로 바꾸려는 것 아니냐는 것이다.

이날 행 사장에는 문 대통령 내외를 비롯해 정세균 국회의장, 민주당 추미애 대표·우원식 원내대표, 국민의당 박주선 비대위원장·김동철 원내대표, 정의당 심상정 대표·노회찬 원내대표, 박원순 서울시장, 김대중 전 대통령의 부인 이희호 여사 등이 참석했다. 문 대통령은 "특별히 이희호 여사님의 건강을 기원한다"며 "오래오래 건강하셔서 꼭 좋은 세상 보십시오"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6/2017061600250.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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