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빈 美민주 상원 원내총무 인터뷰]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인데 누군가 방어시스템 제공한다면 나는 '고맙다'고 말할 것"
 

[강인선의 워싱턴 Live]
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는 13일 "지난달 방한 때 사드(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가 중심 주제가 될 것이라고 생각하진 않았다"고 했다. 하지만 누구를 만나도 사드 얘기가 나왔고 언론에서도 사드가 계속 거론돼 사드가 심각한 논쟁거리인 걸 알게 됐다. 지난달 31일 문재인 대통령 면담 때도 거의 모든 시간을 사드에 할애했다고 했다.

―지난번 방한 때 사드 논란 보고 어땠나.

"'사드 배치에 대한 한국인의 반응이 어떠냐'라고 물었더니 정의용 청와대 국가안보실장이 '반은 좋아하고, 반은 싫어한다'고 했다. 무척 놀랐다. 정 실장은 환경 문제에 대한 우려가 크다고 했다. 주한미군 측에 물어보니 '한국의 모든 환경 관련 법률을 지키고 있고 앞으로도 그렇게 할 것'이라고 했다. 한국의 안전과 생존을 위해 미군 2만8500명이 목숨을 걸고 한국에 있다. 나는 그들이 안전하길 바란다. 서울에 사는 많은 사람도 안전하길 바란다."

―문 대통령 면담 후 청와대를 나올 때 상당히 기분이 상해 있었다고 하던데.

"주한미군의 안전이 걱정돼 기분이 상해 있었다. 나는 문 대통령에게 주한미군이 왜 한국에 있다고 생각하느냐고 물었다. 그들이 여기 있는 것은 한국을 지키기 위해서이다."

―미국이 주한미군을 안전하게 지킬 수 없다면 한국도 보호할 수 없다는 뜻인가.

"그런 뜻이 아니다. 한미동맹은 튼튼하다. 지금까지 그래왔다. 돌아가신 나의 두 형은 모두 한국전쟁 당시 해군으로 복무했다. 형들은 한국을 위해 목숨을 걸었다. 이것은 내 가족의 역사이기도 하고, 미국의 역사이기도 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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딕 더빈 미국 민주당 상원 원내총무와 본지 강인선 특파원이 지난 13일 워싱턴 DC 국회의사당 내 더빈 의원 사무실에서 인터뷰를 하고 있다. 더빈 의원은 지난달 방한 이후“한국의 사드 논란을 이해하기 어렵다”는 의견을 밝혀왔다. /조의준 기자
―최근 상원 세출위원회 청문회에서 문재인 정부의 사드 논란의 논리를 이해하지 못하겠다고 했다.

"만일 내가 한국에 산다면, 북한 지도자가 매일 나와 내 가족을 겨냥하는 무기를 내놓는 상황에서 가능한 모든 방어 수단을 찾을 것이다. 그럴 때 누군가 9억2300만달러짜리 방어 시스템을 제공한다면 나는 '고맙다'고 말할 것이다. '이것에 대해 토론을 좀 해야겠다.' '나중에 받겠다'고 말하지는 않을 것이다. 이건 한국에서 죽느냐 사느냐의 문제다."

―문 대통령을 만나 "미국은 사드에 9억2300만달러를 지불하는데, 한국이 사드를 원치 않으면 이 예산은 다른 곳에서 쓸 수도 있다"고 했다.

"만일 한국이 사드를 거절한다면 그럴 수 있다는 것이다. 미국은 돈을 써야 할 곳이 너무나 많다."

―사드 번복은 트럼프 대통령에게 주한미군 철수 명분을 주는 것이란 전문가 분석도 나왔다.

"나는 현 정부에서 그런 얘기를 들어본 적이 없다. 나는 (주한미군 철수에) 반대할 것이다. 그동안 미국은 한국을 지켰고 한국도 미국과 함께 더 노력해왔다. 한미는 매우 강한 동맹이다."

―최근 한 청문회에서 한국 신정부에 대해 마음속에 불확실성이 있다고 했는데 어떤 의미인가.

"문 대통령이 중국과의 관계, 북한에 대해 어떻게 할지를 지켜봐야 하기 때문에 불확실하다는 것이다 . 이제 한 달 된 정부니까 더 지켜봐야 한다."

―사드 논란이 앞으로 한미 동맹에 영향을 줄 수 있다고 생각하나

"사드 논란은 앞으로 양국이 군사 기술 분야 등에서 어떻게 약속을 지켜나갈 것인지 의문을 던졌다. 우리는 한국 정부와 합의를 했다고 생각했는데 그 합의에 문제가 생겼다. 그렇지만 한국의 새 정부가 논의를 하면서 문제를 풀어나갈 시간을 주고 싶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5/201706150030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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