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2010년 멕시코 드론(무인항공기)이 멕시코 접경 도시인 미국 텍사스주 엘파소에 추락한 적이 있었다. 드론 추락 때까지 전혀 감지하지 못해 미국 영공 방어에 구멍이 뚫렸다는 논란이 일었다. 미국은 무인기 관련 예산이 연간 50억달러(약 5조6000억원)에 이르는 '드론 강국'이다. 미국은 이 사건 등을 거치며 드론 방어 능력 확충에 나섰다.

▶미국의 드론 방어 시스템 가운데 대표적인 게 미 해군 전함에 장착한 'LaWS(해상 레이저 무기 시스템)'다. 레이더로 드론을 탐지한 후 여섯 줄기 레이저 빔을 발사해 격추한다. 무인기 탐지용 레이더는 컴퓨터 필터링을 통해 무인기와 새를 식별해 낼 수 있다고 한다. 트럭에 레이저 무기를 실은 'HELMD(이동식 고출력 레이저 격추기)'도 있다. 전파 방해 장치인 재머(jammer)를 이용해 방해 전파를 발사해 드론을 추락시키는 시스템도 있다. 
 
[만물상] 무인기(無人機) 방어

▶프랑스 공군은 지난 2월 검독수리가 날카로운 두 발톱으로 드론을 포획해 지상에 떨어뜨리는 모습을 공개했다. 드론 공격에 맞서는 '독수리 부대'다. 독수리가 드론을 낚아채 가져오면 고기를 주면서 드론을 먹잇감으로 인식하도록 특수 훈련을 시킨 것이다. 프랑스 공군은 독수리 4마리에게 소설 '삼총사'의 등장인물 이름을 붙여줬다.

▶2014년 북한 무인기 3대가 경기 파주, 백령도, 강원 삼척에서 연이어 발견됐다. 파주 무인기에는 청와대 전경 사진, 백령도 무인기에는 소청도와 대청도 군부대 시설 사진이 담겨 있었다. 우리 레이더는 북한 무인기를 전혀 탐지하지 못했다. 군은 뒤늦게 이스라엘 '라다' 저고도레이더를 서울 핵심 지역에 일부 배치했지만 탐지 범위가 제한적이다. 무인기 탐지 기능을 추가한 국지 방공 레이더를 자체 개발 중이지만 몇 년은 더 있어야 한다.

▶북한 무인기가 경북 성주 사드 기지를 촬영한 것으로 밝혀졌다. 군사 위성이 없는 북한은 다양한 용도의 무인기를 개발하고 있다. 400대쯤 된다. 폭탄 또는 화학무기를 장착할 수 있는 공격용도 개발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첨단 드론에 비하면 20~30년 뒤진 구식이고 작전 성능도 극히 제한적이지만 사진을 찍은 건 사실이다. 대처하지 않을 수 없다. 하지만 비루한 북한 무인기에 대처한다고 수십~수백 배 돈을 쓰며 끌려 다녀야 하느냐는 딜레마도 있다. 천영우 전 청와대 외교안보수석은 "북 무인기 위협을 냉철하게 분석해 적절한 대비책을 세워야 한다"며 "위협을 과대평가하는 것도 과소평가하는 것만큼 위험하다"고 했다. 옳은 말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4/201706140345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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