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이 인판티노 FIFA 회장과 접견하고 있다. 사진제공=대한축구협회

정몽규 대한축구협회 회장의 동북아 4개국 2030년 월드컵 공동개최 구상이 탄력을 받게 됐다.
문재인 대통령도 동북아 공동개최 월드컵에 대한 의지를 표명했다.
문 대통령은 12일 청와대를 예방한 잔니 인판티노 국제축구연맹(FIFA) 회장과의 접견에서 2030년 월드컵을 한국과 북한, 중국, 일본 등 동북아 4개국이 공동으로 개최하는 방안을 제안했다.
문 대통령은 "남북한을 포함해 동북아 이웃나라와 함께 월드컵을 개최할 수 있다면 남북한과 동북아 평화조성에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한다"며 이같이 제안한 뒤 "인판티노 회장께서 관심을 가져달라"고 당부했다.
이에 인판티노 회장은 "긍정적으로 검토하겠다"고 화답했다.
2030년 월드컵 동북아 공동 개최 구상은 그동안 정몽규 회장이 의욕적으로 제기해 온 한국축구 장기 비전이다. 정 회장은 지난 3월 2일 서울월드컵경기장 내 풋볼 팬타지움 개관식에 참석한 뒤 인터뷰에서 "우리나라가 북한을 포함해 중국, 일본과 2030년 월드컵을 공동 개최하고 싶다"고 천명한 바 있다.
이어 지난 5월 14일 고양종합운동장에서 열린 세네갈과의 20세 이하 대표팀 평가전에 앞서 기자회견을 통해 "2026년 월드컵엔 아시아나 유럽이 개최하기 어렵지만 2030년 월드컵은 한-중-일 공동개최 가능성이 있다. 북한도 함께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정 회장의 잇단 관련 발언은 앞으로 한국축구가 장기적인 플랜을 잡고 재도약하자는데 의미를 둔 것이었다.
이런 가운데 대통령이 20세 이하 월드컵 폐막식 참석 차 방한한 FIFA 수장에게 2030년 월드컵 공동 개최 의지를 명확히 한 것이다. 앞으로 축구협회와 정부 차원의 공동 노력이 가시화될 가능성도 높아졌다.
2030년 월드컵 동북아 개최 방안은 2026년 월드컵을 미국-캐나다-멕시코 등 북미 3개국이 공동 유치 신청을 하면서 설득력이 높아지고 있다.
2018년 월드컵은 유럽 국가인 러시아에서 열리고, 2022년에는 아시아축구연맹(AFC) 산하 카타르가 개최한다.
2026년 대회가 북미 대륙에서 열린다면 2030년 월드컵이 동북아 공동 개최로 치러지는 것은 FIFA의 '대륙별 순환원칙'에도 위배되지 않는다.
공동 개최가 순탄하지는 않다는 게 지배적인 관측이다. 한국을 둘러싼 동북아 지역 정세가 원만하지 않고 북한의 계속되는 핵·미사일 위협도 커다란 걸림돌이다. 특히 중국과 일본축구협회는 월드컵 단독 개최를 희망한다는 입장이다.
하지만 남북한뿐 아니라 동북아 지역 갈등 해소에 적극적인 문재인 정부의 진보적인 특성을 감안할 때 오히려 가능성이 높아질 것이라는 게 축구계의 바람이다.최만식 기자 cms@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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