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편함 드러낸 美 "사드 배치는 美에 엄청나게 중요한 일"

한국정부의 사드 관련 조치에 '동맹의 신뢰 흔드나' 민감한 반응
美관가 "文정부 심한 것 아닌가" 친한파 의원조차 "우려" 성명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연기에 대해 미국 정치권과 언론이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트럼프 행정부가 '사드 배치'를 향후 한·미 관계를 좌우할 핵심 이슈로 여기고 있기 때문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트럼프 행정부는 한국 대선 직전 문재인 대통령 당선에 대비해 한·미 관계를 좌우할 핵심 이슈를 검토한 것으로 전해졌다. 과거 부시·노무현 정부 갈등이 재현될 것을 우려해서이다. 내부 검토 결과 사드, 개성공단, 한일군사정보보호협정(GSOMIA) 등에 대한 문재인 정부의 입장이 이전 정부와 달라지지 않는다면 한·미 관계를 무리 없이 이끌어갈 수 있을 것으로 전망했다고 위싱턴의 한 외교소식통이 전했다.

특히 사드 배치를 계획대로 추진하는 데 방점을 뒀다. 사드는 지난 2월 제임스 매티스 국방장관을 직접 한국에 보내 챙겼을 정도로 트럼프 행정부가 관심을 갖고 추진해온 과제였다. 매티스 장관은 당시 "우리 동맹과 우리 군대를 방어하기 위한 것"이란 점을 강조했다. 워싱턴의 한 외교관은 "사드 배치는 동맹 이름으로 결정한 것"이라며 "중국의 압박 때문에 한국이 사드 배치를 주저한다면 앞으로 중국이 압력을 행사할 때마다 동맹의 결정을 바꿀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될 수 있다"고 말했다. 한·미 동맹의 기본적인 신뢰를 흔드는 일이라는 것이다.

사드 관련 미국 주요 인사들의 발언 정리 표

문재인 정부는 출범하자마자 '사드 보고 누락 사건'과 환경영향평가, 국회 동의 절차, 발사대 4기 추가 배치 보류 등을 거론하며 미국 측을 당황하게 만들었다. 8일 국무부 브리핑에선 이런 미국의 당혹감이 드러난다. 헤더 노어트 국무부 대변인은 '한국의 사드 배치 연기에 실망했느냐'는 질문에, "그렇게 성격 규정하고 싶지는 않다"고 했지만, 명확하게 부인하지도 않았다.

노어트 대변인은 이어 "사드 배치는 미국 정부에 엄청나게 중요한 일"이라며 "최고위급에서 논의되고 있는 사안"이라고 했다. 사드 배치 연기 문제가 '최고위급'인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매티스 장관의 논의 테이블에까지 올라갔다는 점을 밝힌 것이다. 그는 북한과 대화하는 문제에 대해서도 "우리는 어느 시점에서 대화가 재개되기를 바라지만, 지금은 전혀 거기에 있지 않다"고 했다. 한국 내에서 제기되고 있는 대북 대화 주장과 개성공단 재개 움직임에 불편한 심기를 드러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 '최고위급'에서 사드 문제를 논의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 아니다. 지난 4월 말 트럼프 대통령이 "한국이 사드 배치 비용 10억달러를 내라"고 한 뒤 한국이 반발했을 때도 트럼프 대통령과 틸러슨 장관, 허버트 맥매스터 국가안보보좌관 등이 만나 대책을 논의한 것으로 알려졌다. 제임스 실링 미사일방어 국장이 최근 청와대를 다녀간 것도 빈센트 브룩스 한·미 연합사령관이 "사드 문제를 진화해달라"고 긴급 요청을 했기 때문인 것으로 전해졌다.

문제는 한·미 정상회담을 앞두고 워싱턴에서 문재인 정부의 사드 방침에 대해 '실망'을 표시하는 목소리까지 이어지고 있다는 점이다. 민주당 2인자인 딕 더빈 상원 원내총무는 지난 7일 워싱턴이그재미너 인터뷰에서 "문 대통령은 한국이 미국보다 중국과 협력하는 것이 더 낫다고 생각하는 것 같다"고 했다. 친한(親韓)파로 일본군위안부 문제 해결에 적극 나섰던 에드 로이스 하원외교 위원장도 "사드에 대한 환 경적 우려가 신속하고 철저한 검토를 통해 해소되길 바란다"는 성명을 발표했다. 미 국무부의 한 소식통은 "국무부 내에서 한국 새 정부가 심한 것 아니냐는 말도 나온다"고 했다. 워싱턴의 한 싱크탱크 관계자는 "사드 배치는 미국의 보수와 진보, 여야 모두 이견 없이 동의하고 있는 문제"라며 "한국 정부가 미국에서 우군을 찾기가 쉽지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6/10/2017061000306.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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