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경화 외교부장관 후보자 출근… "대북 인도적 지원, 정치와 별도로 해야"]
- '北核 외교 경험 없다'는 지적에…
"DJ 통역 3년간 하며 많이 배웠다"
반복되는 北탄도미사일 묻자 "추가 도발땐 더 강한 제재 필요"
강경화 외교부 장관 후보자는 25일 "(대북) 인도적 지원은 인간이 고통받는 데 대해서 해야 하는 인류 보편의 가치이기에 정치적 고려와는 별도로 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날 새벽 인천공항을 통해 귀국한 강 후보자는 '대북 인도 지원은 어떤 조건에서나 해야 한다는 소신에 변함없는가'라는 질문에 잠시도 망설이지 않고 "그것이 유엔의 원칙이고 그렇게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며 이같이 답했다.
◇새벽 입국장에 기자들 몰려
안토니우 구테흐스 유엔 사무총장의 정책특보를 지내던 강 후보자는 24일(현지 시각) 새벽 0시 50분 대한항공 KE086편을 타고 뉴욕 JFK공항을 떠났다. 지난 21일 문재인 정부의 첫 외교부 장관 후보자로 지명된 지 사흘 만에 10년간의 유엔 생활을 정리한 셈이다. 강 후보자는 25일 오전 4시 20분쯤 인천공항 입국장에 들어섰다. 새벽부터 모여든 기자 20여 명과 조현동 외교부 기획조정실장과 조준혁 대변인이 '외교부 69년 역사상 첫 여성 장관 후보자'의 귀국길을 맞았다.
강 후보자는 대북 인도 지원 문제에는 거침없이 답했지만, 다른 현안에는 조심스러운 모습을 보였다. 문재인 정부 출범 이후에도 미사일 도발을 반복하고 있는 북한에 대해 추가 제재가 필요한지 묻자, 강 후보자는 잠시 생각한 뒤 "추가 도발 시엔 더 강력한 제재를 고려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후 강 후보자는 외교부 행정 차량을 타고 서울 서대문구 연희동의 자택으로 향했다.
◇귀국 첫날부터 '북핵' 공부
이날 오전 자택에서 휴식을 취한 강 후보자는 오후 1시 25분쯤 서울 종로구 외교부 청사 인근의 한 빌딩에 마련된 청문회 준비용 사무실로 첫 출근을 했다. 왼손에는 검은 여성용 백팩을 들고 있었다.
공항에서보다 더 많은 기자에게 둘러싸인 강 후보자는 '위안부 피해 할머니들을 만나러 갈 생각이 있는가'란 질문에 "사실은 지난번에 휴가차 (서울에) 왔을 때 한 번 뵈러 가려고 연락을 드렸는데 한 분께서 몸이 편찮으셔서 못 갔다. 기회가 되면 꼭 한 번 가볼까 한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난 정부에서 이뤄진 위안부 합의의 재협상 문제에 대해서는 "현안에 대해서는 공부를 더 해야 한다"며 즉답을 피했다. 강 후보자는 2006년부터 유엔인권최고대표사무소(OHCHR) 부대표를 지내고 2013년부터는 유엔인도주의업무조정국(OCHA) 사무차장보를 지내는 등 국제 인권 문제에 깊이 관여해 왔다. 그는 자녀의 위장 전입과 국적 문제 등에 대한 질문에는 "청문회에서 소상히 밝히겠다"고만 했다.
외교부 기획조정실로부터 향후 일정 설명을 들은 강 후보자는 오후 2시쯤 안총기 외교부 2차관 및 1급 간부들과 티타임을 가지며 상견례를 했다. 그리고 곧바로 첫 번째 업무 보고로 북핵·북한 문제를 다루는 한반도평화교섭본부의 보고를 받았다. 북핵 문제를 다룬 경험이 없다는 지적을 신경 쓰는 듯한 모습이었다.
이날 인천공항에서도 강 후보자는 "북핵 문제는 한반도 문제일 뿐 아니라 국제사회 문제로 여 러 번 다뤄졌다"며 "제가 외무부에 있을 때 (김대중) 대통령 통역을 3년 맡으면서도 북핵 문제가 큰 이슈여서 정상외교 차원에서 다뤄질 때 저도 여러 관찰을 할 수 있었고 많은 것을 배운 바 있다. 전혀 (경험이) 없었다고는 할 수 없다"고 말했다. 강 후보자는 26일 윤병세 장관을 만나서 업무 인수·인계를 받고 동북아국 업무 보고를 받을 것으로 전해졌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26/2017052600266.htm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