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정부 출범 후 2주일… 'J노믹스' 재테크 어떻게 할까
 

새 정부가 출범하고 2주일여가 흘렀다. 새 정부에 대한 기대감이 자산 시장에 반영되고 있다. 주가는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고 있고, 부동산도 상승세가 이어지고 있다. 집권 1년 차에 여러 우호적인 정책이 나올 것이란 전망이 주가와 부동산 시장을 움직이고 있다는 게 전문가 진단이다. 문재인 정부 경제정책을 뜻하는 'J노믹스' 시대 재테크 향방에 대해 알아봤다.

사상 최고치 경신하는 주식시장



증시도 부동산도 '허니문' 이어진다
최근 주가는 연일 사상 최고치를 기록하는 분위기다. 코스피지수가 지난 22일 사상 처음으로 2300선을 돌파한 이후 주식시장에선 코스피지수가 2300선에서 바닥을 다진 뒤 계속 상승할 것이란 기대가 확산되고 있다.

이달 들어 우리나라 주가 상승률은 세계 최고를 기록 중이다. 국제금융센터와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지난 19일을 기준으로 코스피는 2288.48로 한 달 전보다 7.0% 올라 전 세계 주요 선진국과 신흥국 증시 가운데 상승 폭이 가장 컸다. 2위가 프랑스 CAC40 지수로 6.4% 올랐다.

증시는 '허니문 랠리'에 주목한다. KB증권이 1993년 김영삼 정부부터 2013년 박근혜 정부까지 역대 대선 전후 주가지수 상승률을 분석한 결과, 1년 차와 2년 차 코스피 평균 상승률은 각각 13%와 31%를 기록했다. 취임 초 내놓는 각종 부양 정책이 증시에 우호적인 환경을 조성하기 때문이다.

이번 정부도 마찬가지다. 문재인 정부는 곧 10조원 규모 일자리 만들기용 '추가경정예산(추경)' 카드를 꺼낼 것으로 보인다. 재정지출 증가율은 현재 연평균 3.5%의 2배 수준인 연평균 7%로 상향할 방침이다. 이렇게 늘어난 자금 일부가 주식시장에 유입될 것이란 기대가 증시를 부양시키고 있다는 게 전문가들 진단이다.

'김&장 효과'란 신조어도 등장했다. 재벌 개혁을 주장하는 김상조 공정거래위원장 후보자와 장하성 청와대 정책실장이란 '투 톱'의 등장이 주식시장에선 호재가 되고 있다. 주요 상장사들이 기업 지배구조를 투명하게 개선하고 더 많은 배당금을 나눠주는 등 주주 친화 정책을 확대할 것이란 기대감이 증시에 퍼지고 있다.

국내외 경기 회복이 겹치면서 당분간 증시가 계속 오를 것이란 기대도 많다. 윤석 삼성액티브운용 대표는 "글로벌 경제 전망에 이변이 없는 한 수출 대형주가 이끄는 큰 장세가 한동안 이어질 것"이라며 "코스피는 더 간다고 봐야 한다"고 말했다. 하나금융투자는 하반기 코스피 지수가 2600포인트까지 오를 수 있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다만 무조건적인 긍정론은 금물이다. 짐 로저스 로저스홀딩스 회장은 최근 본지 인터뷰에서 "문재인 대통령의 행보에 증시 향방이 달렸다"며 "사드 배치 관련 미국·중국과의 관계 형성, 북핵 이슈 등을 지혜롭게 해결해야 주가가 더 오를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새 정부에서도 부동산 계속 간다?

부동산도 뜨겁다. 19~21일 사흘 개장한 경기 김포시 '한강메트로자이' 모델하우스는 6만5000명이 몰렸다. 마지막 날 폐장 시각을 3시간 연장할 만큼 뜨거웠다. 또 SK건설이 서울 영등포구 신길5구역을 재개발해 건설하는 '보라매SK뷰' 모델하우스에 4만7000여 명이 다녀갔고, 대우건설의 '인천논현푸르지오' 모델하우스는 2만5000여 명이 방문했다. 전문가들은 대통령 선거를 앞두고 숨죽였던 부동산 시장이 수도권과 세종시를 중심으로 다시 꿈틀거리고 있다고 진단한다.

한국감정원에 따르면 대선 종료 직후인 15일 기준 전국 주간 아파트 값 상승 폭은 0.03%로, 전주(0.02%)보다 확대됐다. 서울과 세종시가 강하게 상승했다. 서울 아파트 값은 1주일 만에 0.13% 올라, 올해 주간 상승률로 최고치를 기록했다. 세종시는 0.26% 올라 전국에서 가장 많이 올랐다. 인천과 경기도 각각 0.05%, 0.04% 올라, 전주 상승 폭을 웃돌았다.

'문재인 정부 출범 효과'란 해석이다. 문 대통령은 세종시에 국회 분원(分院) 설치, 행정자치부와 미래창조과학부의 세종시 이전, 세종~서울 고속도로 조기 건설 등을 공약한 바 있다. 수도권도 도시 재생 뉴딜 사업 같은 호재가 있다. 손정락 하나금융경영연구소 연구위원은 "기존 도시 재생 투자 규모는 연간 1500억원가량에 불과했으나, 새 정부는 매년 10조원 공적 재원을 투입해 구도심 재생 사업을 적극적으로 추진할 계획이라 연관 지역을 주목할 만하다"고 했다.

각종 규제가 중장기 과제로 밀릴 것이란 전망도 시장에 긍정적인 영향을 주고 있다. 함영진 부동산114 리서치센터장은 "새 정부가 노무현 정부 때보다 정책적으로 유연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며 "부동산 정책이 국방·외교정책 등보다 후순위에 놓일 것으로 예상되면서 부동산 가격이 오르는 것"이라고 했다.

물론 비관론도 존재한다. 가계 부채 관리 강화 같은 정책에 따라 언제든 투자 심리가 식을 수 있다. 심교언 건국대 교수는 "기존에 얻고 있는 다른 대출까지 고려해 담보대출 한도를 줄이는 총부채원리금상환비율(DSR) 제도를 강도 높게 시행할 경우 시장이 한 번에 가라앉을 가능성도 있다"고 경고했다. 손정락 연구위원은 "입주 물량 증가, 중도금 대출 규제 등 투자 환경이 악화되고 있어 올해 주택 가격 상승률은 작년에 못 미칠 수 있다"고 지적했다.

상승 압력 높아지는 시장 금리

예금·적금 금리에 영향을 미치는 시장 금리도 상승 압력을 받고 있다. 새 정부의 경기 부양, 국채 발행 증가, 경기 회복 기대감, 가계 부채 억제 대책 등이 금리를 끌어올릴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신한은행 관계자는 "전반적으로 금리 상승 확률이 높아지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며 "정책 금리 인상으로 이어지면서 금리 상승세가 본격화될 수 있다"고 했다. 안전 자산을 선호하는 투자자들은 일단 예금 만기를 짧게 가져가면서, 금리 상승이 본격화된 후 중기 투자를 해야 한다는 게 전문가들 조언이다.

금(金)과 외환은 J노믹스보단 미국 트럼프 정부의 영향을 받고 있다. 트럼프 발 미국 정치 불안은 미국 달러 약세(환율 하락)로 이어질 수 있다. 여기에 최근 우리나라 수출 호조는 원화 환율 하락(원화 강세)을 부추길 수 있다. 달러보다는 대체재인 유로나 엔화에 주목하는 견해가 많다. 다만 미국 금리 인상, 북한·중동의 지정학적 위험이 달러 강세를 유발할 가능성은 있다. 금값은 일반적으로 달러 가치와 반대로 가는데 이런 관계가 깨질 때도 많아 주의해야 한다.

원문보기:
http://biz.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25/2017052502097.html#csidx37c759212fcc1a6950196c4d047d5ab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