문정인 '5·24 조치 해제 검토' 발언에 한국당·바른정당 "충격적" "북에 꽃다발 안겨주나"

정우택 자유한국당 원내대표는 문재인 대통령의 통일·외교 특보인 문정인 연세대 교수가 '5·24 조치를 재정비해야 한다'고 발언한 데 대해 24일 "북한의 핵 개발이 완성되는 시점에 우리 정부가 북한에 잘못된 신호를 주지 말아야 한다"고 했다.

5·24 조치는 지난 2010년 북한의 천안함 폭침 도발 계기로 우리 국민의 방북 불허, 대북 신규 투자 금지와 대북 지원의 원칙적 보류 등을 내용으로 한 우리 정부의 대북제재 조치다. 이날로 만 7주년을 맞았다.

문정인 특보는 최근 언론 인터뷰 등을 통해 "7주년을 맞은 5·24 조치는 현실적으로 재정비 해야 한다"며 "금강산 관광과 개성공단 재개 등 정상적인 거래는 다시 할 필요가 있다"고 주장했다. 청와대는 '특보의 의견'이라고 선을 그었지만, 문 대통령도 평소 5·24 조치에 대해 "우리 스스로의 발목을 묶는 조치"라며 해제를 주장해 와 문 특보의 주장이 정책으로 현실화할 가능성이 높다는 전망이 나오고 있다.

정 원내대표는 이날 국회에서 열린 주요당직자 회의에서 "북한의 핵·미사일이 실전 배치에 와 있고 유엔을 비롯한 전 세계가 압박하는 상황에서 문 특보가 대북제재를 해제하고 금강산 관광 재개를 논의하겠다고 말한 것은 참으로 충격적"이라고 했다.

그는 "개성공단과 금강산 관광 재개를 통해 북한에 달러를 퍼준다면 끔찍한 핵·미사일을 보고도 안보를 내팽개치는 행태"라고 했다.

정 원내대표는 "북한은 (천안함 폭침 등에 대해)한 번도 자신들의 책임을 인정하지 않고 거꾸로 '대한민국이 뒤집어씌웠다'며 '자작극·모략'이라고 주장한다"며 "이런 행태가 달라지지 않고 핵·미사일 개발이 가속화되는데 직접 당사자인 대한민국이 나서서 모든 대응 조치를 해제한다면 우리 안보를 누가 책임질지 걱정된다"고 했다.
 

한편 바른정당 소속 김영우 국회 국방위원장도 이날 오전 국회에서 기자회견을 열고 새 정부의 5·24 조치 해제 검토에 대해 "도발하는 북한에 꽃다발을 안겨주는 격"이라고 비판했다.

김 위원장은 "문재인 정부가 행정 조치에 불과한 5·24 조치를 해제하겠다고 결정하면 국회는 제지하거나 막을 방법이 없다"면서도 "만약 5·24 조치를 해제한다 해도 먼저 천안함 폭침에 따른 피해자와 유족을 찾아뵙고 이해를 구하는 노력이 반드시 선행돼야 한다"고 말했다.

그는 "대북 정책은 정권이 바뀌었다고 해서 180도 방향을 바꾼다면 큰 화를 입게 될 것이다. 국제 공조를 흐트러뜨리고 남남 갈등을 유발해 결국 우리는 북한이 다루기에 매우 쉬운 상대로 전락하게 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