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취임 1주만에 정부 부처 첫 방문]

킬체인 등 '한국형 3축 체계' 강조
朴정부의 전쟁 억제책 계승 시사, 방산비리 재발 방지도 당부
국방부 직원들 함성 지르며 박수… 일부는 공책 들고 사인 요청도
 

문재인 대통령은 17일 "북한의 도발과 핵 위협을 결코 용납하지 않을 것"이라며 "국제사회와 함께 강력하게 대처해 나가겠다"고 했다. 문 대통령은 이날 서울 용산구 국방부 청사를 방문한 자리에서 지난 14일 북한의 신형 중거리 미사일(IRBM) '화성12형' 시험 발사를 언급하며 이같이 말했다.

문 대통령은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는 유엔 안보리 결의를 위반하는 중대한 도발 행위이고 한반도는 물론이고 국제 평화와 안정에 대한 심각한 도전 행위"라며 "취임 1주일 만에 국방부와 합참을 찾은 것은 지금 그만큼 우리 안보가 매우 엄중한 상황이기 때문"이라고 했다. 문 대통령이 취임 후 정부 부처를 방문한 것은 이날 국방부가 처음이다.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해 군 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
문재인 대통령이 17일 취임 이후 처음으로 국방부를 방문해 군 관계자들과 악수를 나누고 있다. 문 대통령 왼쪽은 한민구 국방부 장관. /연합뉴스

문 대통령은 이어 "우리 군은 적의 어떠한 도발도 용납하지 않는 철통 같은 군사 대비 태세를 유지하고, 만약 적이 무력 도발을 감행한다면 즉각 강력 응징할 수 있는 그런 의지와 능력을 갖고 있다"며 "앞으로 나는 대통령으로서 그런 역량을 더 키워나갈 것"이라고 했다. 북한을 적(敵)으로 지칭하며 '응징'이란 표현을 쓴 것은 자신의 대북관과 안보관을 둘러싼 일각의 우려를 불식하려는 것으로 보인다.

그러면서 "군은 북한의 핵과 미사일 위협에 대응할 핵심 전력을 최우선 확보하고 자주적인 방위 역량을 확보하는 한편, 전쟁 억제를 위한 한미 연합 방위 태세도 굳건하게 유지해 주기를 당부한다"고 했다. 문 대통령이 언급한 '핵심 전력'은 킬 체인,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 한국형 대량 응징 보복(KMPR)으로 구성된 '한국형 3축 체계'를 가리킨다. 문 대통령은 지난 14일 북한의 미사일 발사 직후 소집한 국가안전보장회의(NSC) 상임위원회에서도 "한국형 3축 체계 구축 등 북한 도발 억제력을 이른 시일 안에 강화해 나가길 바란다"며 "특히 KAMD 추진 상황을 점검해 속도를 높이도록 하라"고 지시했다. 이런 언급은 박근혜 정부가 마련한 한국형 3축 체계가 이번 정부에서도 상당 부분 계승될 것임을 시사한 것으로 풀이된다.

문 대통령은 또 "국방 개혁 2030을 통해 설계했던 국방 개혁 방안의 조속한 실행과 방산 비리 재발 방지를 위해서도 각별한 노력을 당부한다"고 했다. '국방 개혁 2030'은 노무현 정부가 마련한 '국방 개혁 2006~2020'이 이명박·박근혜 정부를 거치며 수정·보완된 것이다. 정식 명칭은 '국방 개혁 기본 계획 2014~2030'으로, 장성 및 병력 감축과 첨단 무기 증강 등이 골자다. 문재인 정부는 전시작전통제권의 임기 내 전환을 위한 환경 조성을 위해 국방 개혁을 강도 높게 추진한다는 방침이다.

한편 문 대통령이 이날 국방부 청사에 도착하자 1층 로비에 있던 국방부 직원 100여 명은 커다란 함성을 지르며 손뼉을 쳤다. 문 대통령과 악수한 일부 직원은 눈물을 글썽이기도 했다. 문 대통령은 국방부를 나와 합참으로 이동할 때도 몰려든 직원들과 계속 악수했다. 일부 직원이 공책을 들고 사인을 요청하자 웃음을 지으며 '대통령 문재인'이라고 써서 건넸다. 국방부 공보 담당관은 "대통령의 국방부 청사 방문 시 직원들이 자유롭게 나와 환영·환송을 해준 것은 이번이 처음"이라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8/2017051800344.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