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 미사일 도발]

'화성 12형' 개발 속도 놀랄 수준… 국방부 "韓·美 압박감 상당하다"
 

우리 군은 북한 미사일의 '능력' 못지않게 '개발 속도'에 당혹감을 감추지 못하고 있다. 국방부 당국자는 15일 "북한이 말 그대로 '미사일 속도전'을 벌인다는 게 실감난다"며 "한·미가 느끼는 압박감도 이전과는 차원이 다르다"고 했다.

실제로 북한의 미사일 개발 속도는 예상을 훨씬 뛰어넘는다. 북한은 지난 3월 18일 김정은 노동당 위원장 참관하에 평북 철산군 동창리 서해위성발사장에서 신형 고출력 엔진의 연소 시험에 성공했다. 당시 김정은은 "오늘은 '3·18 혁명'이라고 칭할 수 있는 역사적인 날"이라고 했다. 북한 조선중앙TV는 김정은이 미사일 엔진 기술자로 추정되는 인물을 업어주는 장면도 내보냈다. 북한에서 '최고 존엄'이 누군가를 업는 것은 상상하기 힘들다. 군 관계자는 "김정은이 그렇게 기뻐한 것은 작년에만 8발을 쏴 7발을 실패한 '결함투성이' 무수단 미사일 엔진을 대체할 엔진 개발에 성공했기 때문"이라고 했다.

이후 북한은 지난달 15일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열린 김일성 105회 생일 기념 열병식에서 지난 14일 발사한 것으로 추정되는 미사일을 공개했다. 바퀴가 12개 달린 이동식 발사 차량(TEL)의 형태, KN-08 대륙간탄도미사일(ICBM)보다 약간 짧은 외형이 이날 북한이 공개한 것과 일치한다. 엔진 시험 4주 만에 미사일을 완성한 것이다. 군 소식통은 "완성품이 아니라 시제품이라 해도 놀라운 속도"라고 했다. 이로부터 다시 4주 만에 북한은 이 미사일을 고각(高角) 발사로 최고 고도 2111.5㎞까지 쏘아올렸다.

경제 규모는 한국의 44분의 1, 국방 예산은 5분의 1 수준인 북한에서 이런 '미사일 속도전'이 가능한 것은 김정은이 가용 자원을 군수과학·공업 분야에 쏟아부어 '죽기 살기'식으로 미사일 개발을 몰아쳤기 때문이다. 김정은은 자신이 주창한 '핵·경제 병진 노선'을 통해 핵보유국의 반열에 오르기 위해 과학·기술자들에게 각종 특혜를 주며 미사일 개발을 독려해왔다. 김정은은 2012년 집권 이후 5년간 탄도미사일 50발을 쐈다. 김일성·김정일 시대(67년)를 통틀어 쏜 미사일 총량(29발)의 거의 2배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6/201705160027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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