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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민] 韓美 동맹과 北核 억지가 먼저다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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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5.1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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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덕민 前 국립외교원장
윤덕민 前 국립외교원장

한국만큼 외교가 중요한 나라는 없다. 대외 의존도가 100%가 넘는 나라다. 전략 자원을 거의 전량 해외에서 들여와 우수한 인력으로 부가가치를 높인 상품을 수출해 먹고사는 나라다. 세계의 국수주의 보호무역 경향은 북핵보다 더 심각한 사안일 수 있다. 열강에 둘러싸여 지정학적 환경이 험난한 한반도는 오랫동안 중국, 일본, 러시아의 각축장이었다. 청일전쟁, 러일전쟁을 일으키며 각축을 벌이던 열강이 다시 일어서고 있다. 불행히도 북한의 무모한 핵 도발이 열강 정치를 부활시키고 있다. 해방 이후 우리가 의존해온 미국도 변화하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동맹에서 가치관보다 자국 이익을 우선시한다.

문재인 정부는 역대 어떤 정부보다 최악의 외부 환경에서 시작한다. 국수주의, 열강 정치 부활, 동맹 변화 등 국제 질서의 구조 변화가 북핵, 사드, 위안부 등의 현안을 넘어 우리 외교의 근본적 도전이 되고 있다. 새 정부에 새로운 외교 패러다임이 필요하다.

한때 우리 외교는 보수·진보 정부에 관계없이 중국의 부상을 주목하여 균형 외교를 지향한 바 있다. 우리 대통령이 중국 전승 기념일에 천안문에 서기까지 했다. 사드 보복과 북핵을 둘러싼 상황은 균형 외교의 현실을 보여준다. 사드든, 위안부든, 북핵이든 궁극적으로는 한·미 관계로 귀결하는 문제다. 이런 문제를 푸는 가장 핵심적 지렛대는 한·미 동맹이다. 중·일·러를 상대하는 우리 외교의 지렛대가 균형 외교가 아니라 한·미 동맹임을, 그리고 우리 외교의 근간이 굳건한 한·미 동맹에 있음을 원점에서 재확인할 필요가 있다. 그런 점에서 문 대통령이 트럼프 대통령과 처음 통화하며 "한·미 동맹은 우리 외교 안보 정책의 근간이었고, 앞으로도 그럴 것"이라고 강조한 점은 좋은 출발이었다.

문재인 대통령(오른쪽)이 10일 밤 서울시 서대문구 홍은동 자택에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취임 이후 처음으로 전화통화를 하고 있다. 왼쪽은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지난 1월29일 사우디 국왕과 통화하는 모습. /청와대 제공

물론 외교를 미국에만 의존하는 것은 능사가 아니다. 특히 자국 이익을 우선하는 트럼프를 상대로 한다면, 미국에 매달리는 동맹이 아니라 존재감 있는 동맹이 돼야 한다. 우리 스스로를 지킬 수 있는 동맹이자, 지역과 세계의 평화에 공헌할 수 있는 동맹이어야 한다.

북핵 문제가 급선무이기는 하지만, 쉽게 해결되지 않는다는 점도 인식해야 한다. 무엇보다도 국민을 북핵 위협으로부터 보호할 수 있는 압도적 억지력을 하루빨리 갖추는 일이 필요하다. 우리는 여전히 북핵 위협에 대처할 수 있는 이렇다 할 자산이 없다. 신뢰할 수 있는 억지력이 있어야만 여유를 갖고 평화적 해결을 추진할 수 있다. 또한 남북 관계에 너무 연연하지 말아야 한다. 북한은 우리 역대 정부가 남북 대화에 얼마나 연연했는지 너무도 잘 알고 있다. 북한은 햇볕정책을 표방했던 김대중 정부조차 거의 2년 동안 상대하지 않았다. 필요하다면 북한이 만나자고 할 것이다.

사실 남북 관계보다 사활이 걸린 문제가 즐비하다. 우리 사회가 직면한 중산층 붕괴, 청년 실업, 양극화 문제는 선진 민주주의 국가의 공통 현상이다. 세계화의 구조적 문제다. 국내 처방만으로는 절대 해결할 수 없다. 글로벌 차원의 외교적 접근이 필요하다. 특히 글로벌 거버넌스 참여를 강화해 문제 해결을 모색해야 한다. 글로벌 거버넌스에서 영향력 있는 국가로 부상하는 것이 초불확실성 시대의 절실한 외교 전략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11/20170511033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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