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92년 韓·中 수교 서명 주역… 첸치천 前 중국 부총리

1992년 韓·中 수교 서명 주역… 첸치천 前 중국 부총리

1992년 한·중 수교 당시 중국 외교부장(외교부 장관)이었던 첸치천(錢其琛·89) 전 중국 부총리가 지난 9일 지병으로 별세했다고 중국 관영 신화통신이 10일 보도했다.

첸 전 부총리는 1992년 한국 노태우 정부 당시 이상옥 한국 외무장관과 역사적인 한·중 수교 서명을 한 주역이다. 그는 한국과 국교를 맺기 전 이 사실을 알리기 위해 북한을 먼저 방문했으나 김일성 당시 북한 주석이 연회조차 베풀지 않고 그를 냉대하며 불만을 표출했던 이야기를 자신의 회고록 '외교십기(外交十記)'에서 소개한 바 있다.

1928년 상하이 출생인 그는 1945년부터 '대공보'에 근무하면서 중국 공산당원으로서 지하 활동을 했다. 1954년 모스크바 소련 중앙당교에 유학했고, 1955년 주(駐)모스크바 대사관 이등서기관으로 외교관 생활을 시작했다. 그는 아프리카 가나에서 오래 근무했다. 1966년 문화대혁명 당시 하방되는 등 고초를 겪었으나 1972년 복권돼 외교가로 다시 돌아왔다.

1982년 외교부 부부장으로 승진했고, 1988년 외교부장이 돼 중·소 국경협정에 서명했다. 그 이후 1998년까지 외교부장으로, 1993년부터 2003년까지는 국무원 부총리로 장쩌민(江澤民) 시대 중국 외교의 사령탑을 맡았다. 2003년 당시 노무현 대통령 취임식에 축하 사절로 참석한 적이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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