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북한 김정은에 '돌발적'인 대화 제의를 한 데 이어 이번엔 직접 북한에 대한 '외교 고립' 작전에 들어갔다.

백악관은 2일(현지 시각) 트럼프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이 전화 통화를 갖고 "북한의 위험한 상황을 어떻게 해결하는 것이 최선인지 논의했다"고 밝혔다. 크렘린궁도 이날 "(통화에서) 위험한 한반도 상황에 대해 상세한 논의가 이뤄졌다"며 "푸틴 대통령은 긴장 완화를 촉구했고, (두 정상은) 문제의 종합적 해결을 위한 외교적 해결을 지향하는 데 노력을 기울이기로 합의했다"고 했다.

美항모 칼빈슨, 한국 해군과 동해 연합훈련 -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과 우리 해군이 3일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앞쪽부터 칼빈슨호,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구축함 양만춘함. 칼빈슨호 위로 F/A-18 E/F 수퍼호넷, F/A-18C 호넷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美항모 칼빈슨, 한국 해군과 동해 연합훈련 - 미국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 전단과 우리 해군이 3일 동해상에서 연합훈련을 하고 있다. 앞쪽부터 칼빈슨호, 우리 해군의 이지스구축함 세종대왕함, 구축함 양만춘함. 칼빈슨호 위로 F/A-18 E/F 수퍼호넷, F/A-18C 호넷 전투기가 비행하고 있다. /미 태평양함대
 

지난 4월 미·중 정상회담을 통해 중국의 협조를 약속받은 트럼프 대통령의 입장에선 러시아의 협조가 대북(對北) 국제 공조를 위한 마지막 퍼즐과 같다. 지난달 20일 유엔 안보리가 북한의 미사일 도발에 대해 "필요하면 중대한 추가조치를 하겠다"는 내용의 규탄 성명을 발표하려 할 때, 중국의 찬성에도 불구하고 러시아의 반대로 성명 발표가 하루 늦춰지기도 했다. 당시 시리아의 아사드 정권에 대한 공습문제 등으로 미·러가 첨예하게 대립하고 있었다.

이 때문에 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통화에서 푸틴 대통령과 시리아 내전(內戰) 종식을 위해 안전지대를 설치하는 방안을 먼저 논의했다. 양측의 충돌지점을 최대한 줄이려는 것이다. 두 사람은 오는 7월 독일 함부르크에서 열리는 주요 20개국(G20) 정상회의에 맞춰 양자 회담을 할 것으로 알려졌다.

북한에 대한 외교 고립 작업은 트럼프 행정부가 지난달 26일 상원의원 전원을 대상으로 '최고 압박과 관여'란 새 대북정책을 발표한 뒤 본격화되고 있다. 렉스 틸러슨 국무장관은 지난달 28일 유엔 안보리 장관급 회의에서 "유엔 회원국들은 북한과 외교 관계를 끊거나 격하해달라"고 요청하기도 했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이날 "북한을 경제·외교적으로 고립시키기 위해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주말 로드리고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 리셴룽 싱가포르 총리, 쁘라윳 짠오차 태국 총리 등 아세안(ASEAN) 정상들과 잇달아 전화통화를 하고 이들을 백악관에 정식 초대했다"고 보도했다. 이 중 태국과 싱가포르 측은 초청을 바로 받아들인 것으로 알려졌다.

WSJ는 "그동안 아시아에서 유엔의 대북제재는 일관성 없이 진행돼 왔다"며 "트럼프 대통령이 동남아 국가들과 협력을 강화하면 북한 문제를 다룰 때 힘이 실릴 수 있다"고 했다. 두테르테 필리핀 대통령의 경우 인권탄압 논란 등으로 백악관 초청에 대해 미국 내 비판도 있었지만, 실상은 대북 압박을 위한 전략적 선택으로 보인다. WSJ에 따르면 2015년 기준 태국은 중국, 인도, 러시아에 이어 북한에 대한 4위 수출국이고, 5위가 필리핀이다.

아세안 국가 상당수는 여전히 북한과 수교하고 있고, 대북제재에도 상대적으로 소극적인 것으로 전해졌다. 최근 미 국무부 관리들은 "(북한 대사관이 있는) 말레이시아 등이 대북제재에 소극적"이라며 불만을 표시하기도 했다. 라인스 프리버스 백악관 비서실장은 "아시아 동맹국들 사이에 일치된 의견이 형성돼야 한다"며 "북한 같은 이슈는 매우 심각한 문제여서 역내에서 가능한 한 많은 파트너와 일정 수준의 협력이 필요하다"고 했다.

중국을 통한 대북압박 방침도 다시 한번 강조됐다. 테리 브랜스테드 주중(駐中) 미국 대사 내정자는 이날 상원 인준청문회에서 북핵·미사일 문제에 대해 "시진핑( 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에게 북한 도발 억지를 위해 유엔 안보리의 대북제재 이행을 촉구하겠다"고 했다.

현 아이오와 주지사인 브랜스테드 내정자는 시 주석이 1985년 농업부 관료로 미국을 방문했을 때부터 알고 지내 '시 주석의 친구'로 불리는 중국통이다. 그는 "중국이 '(북한의) 핵과 미사일 확장을 더는 참을 수 없다'는 분명한 신호를 보내야 한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04/2017050400235.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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