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9일 새벽 평남 북창서 발사… 수분 비행 후 폭발해 실패 추정]

- 올들어 9번째 미사일 발사
신형 對艦미사일 KN-17 가능성
북창서 첫 실험, 韓·美 허 찔러… 바다 아닌 러시아 방향으로 쏴
트럼프 "작은 미사일… 지켜볼것"

- 4월 위기설 넘겼지만 긴장 계속
北 6차 핵실험 등 도발 가능성
칼빈슨호 당분간 동해서 훈련
 

한·미 연합 독수리 훈련이 30일 공식 종료됐지만, 한반도 주변의 군사적 긴장은 계속 이어지고 있다. 미국의 핵추진 항공모함 칼빈슨(CVN-70) 전단이 동해에서 우리 해군과 대북 무력시위 성격의 연합 훈련을 개시하고, 이에 맞춰 북한은 '항모 킬러'로 추정되는 탄도미사일을 발사했다. 통상 연례 독수리 훈련이 끝나면 군사적 긴장이 완화되던 예년과는 사뭇 다른 상황이다.

◇북, 올해 9번째 미사일 발사


 

 
 

합동참모본부에 따르면 북한은 지난 29일 오전 5시 30분쯤 평안남도 북창 일대에서 북동쪽 49도로 탄도미사일 1발을 발사했다. 지난 16일 함남 신포에서 미사일을 쏜 지 13일 만으로 올해 들어서만 9발째, 김정은 집권 이후 49발째다. 이번 미사일은 최대 고도 71㎞까지 올라가 수분간 비행하다 공중에서 폭발한 것으로 알려졌다.

특이한 점은 이날 발사 장소와 방향이다. 북한이 북창에서 미사일을 시험 발사한 것은 처음으로 신포·원산·황주·구성 등 상습 발사 지역을 집중 감시해온 한·미 군 당국의 허를 찌른 것이다. 군 소식통은 "북창에서 49도 방향으로 쏘면 비행경로상에 바다가 없어 실패 시 안전 문제가 제기될 수 있다"며 "북창에서 500㎞만 날아가도 러시아 국경이고, 100여㎞만 더 날아가면 블라디보스토크인데, 사전 통보가 없었다면 러시아로선 불쾌할 수도 있다"고 했다.

미사일 종류에 대해 군 당국은 "정밀 분석 중"이라며 공식 판단을 유보했지만, 외신들은 미국 정부 관리들을 인용, 스커드 계열의 신형 대함(對艦) 미사일 KN-17일 가능성을 제기하고 있다. 국책 연구소 관계자는 "칼빈슨 항모 전단이 북한의 추가 도발 억제를 위해 이날 오후 한반도 해역에 전개된 것을 감안할 때 북한이 대미 경고 차원에서 개발 중인 대함 미사일을 시험했을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칼빈슨호, 한·미 연합 훈련

지난 29일 오후 일본 해상자위대 구축함들의 호위 속에 대한해협 동수도(쓰시마해협)를 통과한 칼빈슨 전단은 오후 6시쯤 동해 진입과 동시에 우리 해군과 연합 해상 훈련에 돌입했다. 해리 해리스 미 태평양사령관이 북한의 핵·미사일 대응 차원에서 지난달 8일 싱가포르까지 내려갔던 칼빈슨호에 북상 명령을 내린 지 3주 만이다. 그만큼 한·미가 6차 핵실험 등 북한의 추가 도발 가능성을 우려한다는 얘기다. 칼빈슨 전단은 5주 전인 지난 3월 19~ 25일에도 동해에서 우리 해군과 대규모 연합 훈련을 벌였다.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운데)는 29일 동해 진입과 동시에 우리 해군과 연합 해상 훈련에 돌입했다. 사진은 칼빈슨 전단이 지난 28일 일본 근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등과 훈련하는 모습. /미 해군.html
미국의 핵 추진 항공모함 칼빈슨호(가운데)는 29일 동해 진입과 동시에 우리 해군과 연합 해상 훈련에 돌입했다. 사진은 칼빈슨 전단이 지난 28일 일본 근해에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 등과 훈련하는 모습. /미 해군.html

이번 훈련은 크게 북한 탄도미사일을 탐지·추적·요격하는 미사일 경보 훈련과 해상 기동, 실사격, 잠수함 탐지·추적 등을 하는 항모 강습단 훈련 위주로 진행되고 있다. 우리 해군에선 이지스구축함인 세종대왕함과 구축함인 강감찬함, P-3 해상초계기, 링스 해상작전 헬기가, 미측에선 칼빈슨호, 순양함 레이크 챔플레인함, 이지스구축함인 웨인 메이어함과 마이클 머피함 등 전단 소속 모든 전력이 투입됐다. 지난 25일 군수 보급차 부산항에 들어왔던 미 해군의 오하이오급 핵잠수함 미시간(SSGN-727)도 이날 칼빈슨 전단이 동해에 진입할 무렵 행선지를 비밀에 부친 채 부산항을 떠났다.

하지만 미국이 즉각적인 대북 군사 행동에 나서지는 않을 것으로 보인다.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은 29일(현지 시각) 미 CBS뉴스와의 인터뷰에서 "(북한의 이번 미사일은) 큰 게 아니라 작은 미사일이었다. 핵실험도 아니었다. 무슨 일이 일어날 지 지켜보자"고 했다. '레드라인'으로 설정한 핵실험이나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발사가 아닌 '저강도 도발'이라는 얘기다. 다만 트럼프는 "그(김정은)가 핵실험을 하면 나는 기쁘지 않을 것이다. 매우 존경받는 중국 주석(시진핑)도 역시 기쁘지 않을 것"이라고 말해, 북한의 핵실험·ICBM 도발 시에는 중국과 함께 모종의 조치를 취할 수 있음을 시사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5/01/20170501001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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