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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용현] 北의 고정관념 깨는 트럼프
조선  |  @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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승인 2017.04.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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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안용현 국제부 차장

중국에서 만난 북한 사람들은 "중국은 절대 북한을 버리지 못한다" "미국은 절대 북한을 선제공격하지 못한다"는 말을 자주 했다. 북한 붕괴 이후 난민의 대규모 유입을 중국은 용납할 수 없고, 북한의 반격으로 한국 내 미국인이 대거 사망하는 사태를 미국은 감당할 수 없을 것이란 의미다. 북한이 마음 놓고 핵·미사일 도발을 하는 배경에는 이런 '믿음'이 있었다. 중국도 마찬가지다. 미국이 북한 때문에 대중(對中) 관계를 희생하지는 않을 것이라고 믿었다.

 

 그러나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북한과 중국의 이 같은 믿음을 한꺼번에 깨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6~7일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을 만났을 때 미·중 무역과 북·중 무역을 연계하는 전술을 선보였다. 미국의 대중(對中) 무역 적자를 눈감아 줄 테니 중국은 대북 송유관을 잠가서라도 북한의 경제적 숨통을 끊으라는 것이다. 미·중 무역과 북·중 무역은 완전한 별개다. 북핵 해법으로 이 둘을 접목한 것은 트럼프가 처음이다. 중국은 흑자만 3000억달러인 미·중 무역과 전체 규모가 55억달러에 불과한 북·중 무역을 놓고 고민했을 것이다.


미·중 정상회담 이후 중국이 대북 송유관 밸브를 만지작거리는 것도 주목해야 한다. AP통신은 "평양의 주유소가 휘발유 공급을 외교관이나 국제기구 차량으로 제한하고 있다"고 했고, 중국 관영 매체는 연일 "북한이 또 도발하면 원유 공급을 끊거나 대폭 줄이겠다"고 경고한다. 중국이 트럼프 표현대로 '경제적 생명선(economic lifeline)'인 대북 송유관을 손대는 것은 '북한을 버릴 수도 있다'는 신호가 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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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24일(현지시각) 아베 신조 일본 총리,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 잇따라 전화통화로 북핵 불용에 한목소리를 낸 뒤 중국이 곧바로 본격적인 행동에 나섰다. 사진은 지난 7일 미국 플로리다주 팜비치의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나란히 서서 포즈를 취한 트럼프 대통령(왼쪽)과 시 주석. /AP 연합뉴스
'미국은 선제공격하지 못한다'는 북한 믿음에도 금이 가고 있다. 중국 환구시보는 "미국이 북한 핵 시설을 공격해도 중국은 군사적으로 개입할 필요가 없다"고 했다. 이는 중국이 미국의 '외과수술식 타격'을 수용할 수 있다는 의미다. 미국의 선제공격은 절대 없다고 믿는 것과 미국 폭탄을 맞을 수도 있다고 생각하는 것은 핵·미사일 도발 버튼에 손을 얹은 김정은에게 차원이 다른 압박으로 작용할 것이다.

미국의 역대 대통령 중에 트럼프처럼 북핵 해결을 위해 모든 자원을 집중 투하하는 모습을 보인 이는 없었다. 어쩌면 이번이 북핵 문제를 평화적으로 풀 수 있는 마지막 기회일지도 모른다. 다음 달 9일 선출될 한국의 새 대통령은 미·중이 크게 바꿔놓은 북핵 환경과 직면할 수 있다. 지금 트럼프와 시진핑은 '중국이 북한을 버리지 않는다'와 '미국이 선제공격하지
 않는다'는 북한의 양대 고정관념을 송두리째 깨려고 한다. 미·중 정상이 보름 새 두 차례나 통화한 것도 예사롭지 않다. 그런데도 우리 대선 후보들은 "북한 설득" 운운하며 흘러간 옛 노래나 부르고 있다. 미·중·일이 북핵 해법 논의 과정에서 한국을 배제할지 모른다는 코리아 패싱(Korea Passing·한국 왕따) 우려가 왜 나오는지 고민은 하고 있는가.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26/2017042603709.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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