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은 15일 김일성 생일 105주년 열병식에서 중국·러시아제를 모방한 듯한 신형 ICBM(대륙간탄도미사일)들을 선보였다. 미국과 중국의 압박에도 ICBM 개발을 포기하지 않겠다는 의지를 보이려는 의도로 분석된다. 북한의 신형 ICBM들이 실제 미 본토를 핵 타격할 수 있는 능력을 갖고 있는지는 검증이 필요하지만, 예상보다 빠른 북한의 개발 속도에 놀란 한·미 군 당국은 정밀 분석에 착수했다.

①중·러 고체연료 ICBM 모방 능력 과시

북한이 이날 처음 공개한 ICBM은 ▲중국에서 도입한 바퀴 16개 달린 대형 이동식 발사 차량에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형태 ▲대형 트레일러에 실려 이동하는 발사관을 가진 형태 ▲무수단 미사일 이동식 발사 차량에 기존 KN-08 ICBM 개조형을 실은 형태 등 3종이다. 이 중 첫번째는 러시아의 최신형 ICBM인 SS-27 '토폴M'과 비슷한 형태이고, 트레일러형은 중국의 DF-31 ICBM과 유사하다. 이들은 모두 미국을 타격할 수 있는 미사일이다.
 
북한이 지난 15일 김일성의 105회 생일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들을 공개했다.
북한이 지난 15일 김일성의 105회 생일을 맞아 평양 김일성광장에서 진행한 열병식에서 미국 본토 타격이 가능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급으로 추정되는 신형 미사일들을 공개했다. 이날 등장한 ICBM 추정 미사일은 ①대형 트레일러에 실려 이동하며 발사관을 가진 형태 ②바퀴가 16개 달린 발사 차량에 원통형 발사관을 실은 형태 ③무수단 미사일용 이동식 발사 차량을 이용하는 기존 KN-08 ICBM의 개조형 등 3종이다. /노동신문 AP 연합뉴스

북한 신형 미사일 발사관 안에 실제 어떤 미사일이 들어 있는지, 이 이동식 미사일 발사 시스템들이 제대로 작동하는 것인지는 확인되지 않고 있다. 군 소식통은 "북한은 실제 작동 여부와 관계없이 '중국·러시아 수준의 이동식 ICBM을 개발했다'는 메시지를 전한 것"이라고 말했다.

전문가들은 특히 신형 ICBM들이 고체연료를 사용할 가능성이 높다는 점에 주목하고 있다. 발사관에서 미사일이 솟구친 뒤 점화되는 '콜드 런치'(Cold Launch) 방식으로 쏘려면 액체연료 방식은 사용하기 어렵다. 고체연료 이동식 ICBM은 기존 액체연료 방식보다 발사 준비 시간이 대폭 줄어들어 미국엔 재앙이 된다. 신형 ICBM이 고체연료 방식이 맞는다면 지난 2월 시험발사에 성공한 북극성2형 고체연료 중거리 미사일 엔진 2기를 사용했을 가능성이 높다는 분석이다.

②ICBM 등 실전 배치 단계 시사

북한이 무수단 미사일 이동식 발사 차량(12륜형)에 기존 KN-08 ICBM 개조형을 장착한 것도 눈길을 끌었다. 2012년 4월 김일성 생일 100주년 열병식에서 처음 공개된 KN-08은 원래 중국에서 6대를 밀수입한 바퀴 16개 달린 대형 이동식 발사 차량에 실려 있었다. 이번에 탄두(彈頭) 형태도 달라졌다. 이는 KN-08이 아직 시험발사도 이뤄지지 않았지만 실전 배치 단계에 있음을 보여준 것으로 군 당국은 판단하고 있다. 실제로 한·미 정보 당국은 KN-08이 실전 배치 초기 단계인 것으로 평가하고 있다. 북한 기존 ICBM 중 KN-08은 최대 사거리 1만2000㎞, KN-14는 9000여㎞로 미 본토를 타격할 수 있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일각에선 KN-08이 액체연료에서 고체연료로 추진 방식이 바뀌었을 가능성도 있다고 보고 있다.

무수단 발사 차량에 실려 나타난 것은 경제 제재 등으로 중국제 대형 발사 차량을 추가 수입하지 못하더라도 ICBM 이동식 발사대를 만들 수 있음을 과시하는 측면도 있다. 북한은 이날 지난 2월 처음 발사한 북극성 2형 고체연료 이동식 중거리 미사일, 지난해 시험발사에 큰 진전을 이룬 북극성 SLBM(잠수함발사탄도미사일)을 각각 6기씩 등장시켜 이 미사일들이 실전 배치 단계에 있음을 시사했다.

③정확도 향상된 신형 미사일

북한은 스커드-ER(최대 사거리 1000㎞)을 개량한 신형 스커드 미사일도 처음으로 공개했다. 무한궤도(캐터필러)형 이동식 발사대에 실린 이 미사일은 탄두 부분에 자세를 조정할 수 있는 소형 자세 제어 로켓을 달아 정확도를 크게 높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날 열병식에선 최대 사거리 130㎞ 이상인 KN-01 대함미사일 4발을 이동식 발사 차량에 탑재한 4연장 지대함(地對艦) 미사일 등도 처음 등장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7/201704170019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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