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3일 열린 19대 대선 후보자 초청 합동토론회에서 각 후보는 저마다 자신이 안보의 적임자라고 주장했다. 미·중과의 소통 필요성에 대한 입장은 대체로 비슷했지만, 사드(THAAD·고고도 미사일 방어체계) 배치 문제 등에서는 입장이 갈렸다. 한·미 동맹, 한·일 위안부 합의나 국방력 강화 등에 대해서는 일부 후보의 언급이 있었으나, 충분한 토론이 이뤄지지 못했다.

대북 선제타격, "우선 말리며 대비"

한반도 긴장이 고조된 최근 분위기를 반영해 "미국이 북한에 군사 타격을 가하려고 한다면 어떻게 대응할 것인가"가 첫 질문으로 주어졌다. 다섯 후보는 공통으로 ▲미·중 정상과의 협의 ▲비상 대비 태세 가동을 언급했다. 그러나 협의 순서나 최종 목표는 조금씩 달랐다.

더불어민주당 문재인 후보는 "먼저 미국 대통령에게 전화해 우리 동의 없는 일방적 선제타격은 안 된다고 확실히 알리고 보류시키겠다"며 "다음으로는 전군(全軍)에 비상명령을 내리고 국가 비상체제를 가동하겠다"고 했다. 이어 문 후보는 "북한에도 핫라인 등 여러 채널로 선제타격 빌미가 되는 도발을 즉각 중단할 것을 요청하고, 중국과도 공조하겠다"고 말했다. 북한에 연락을 취하겠다고 한 것은 문 후보가 유일했다.

국민의당 안철수 후보는 "최우선으로 미·중 정상과 통화하겠다"며 "와튼스쿨 동문이기도 한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에게 전쟁은 절대 안 된다고 얘기하고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에게도 북한에 압력을 가하라고 얘기하겠다"고 말했다. 안 후보는 "그런 다음에 북한은 도발을 즉각 중지해야 한다는 성명을 내고 군사 대응태세를 철저히 강화하겠다"고 했다.

자유한국당 홍준표 후보는 "우선 미국 측과 협의해서 선제타격이 이뤄지지 않도록 하는 것이 가장 중요하다. 중국도 마찬가지"라며 "만약 선제타격이 이뤄진다면 전군에 비상경계태세를 내리고 전투 준비를 해야 한다. 그리고 국토 수복작전에 즉각 돌입하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바른정당 유승민 후보는 "선제타격은 북한이 우리에게 공격할 징후가 임박할 때 하는 예방적, 자위권적 조치"라며 "선제타격을 한다면 한·미 간 충분한 합의하에 모든 군사적 준비를 한 상태에서 해야 한다. 가능한 한 그런 일이 없어야 한다"고 말했다. 정의당 심상정 후보는 "먼저 대통령 특별담화를 하겠다. 어떤 경우에도 한반도에서 군사행동은 있을 수 없다"며 "이어 미·중 정상과 통화하겠다. 필요하면 특사를 파견해 한반도 평화 원칙을 설파하겠다"고 했다.

사드 배치 등 놓고 설전

사드 배치 문제에 대해서는 후보별로 의견이 달랐고 설전도 오갔다. 유 후보가 문 후보에게 "애매한 입장을 취하니 우리가 중국에 놀아나는 것"이라고 하자, 문 후보는 "(사드는) 효용에 한계가 있는 방어용 무기고, 더 바람직한 것은 북핵의 완전한 폐기"라고 말했다.

안 후보는 "(반대하기에는) 상황이 바뀌었다"며 "현재 사드가 이미 배치되고 있는 상황이고 중국은 (한국에) 경제 제재를 하고 있다. 북한의 경우 더 많은 도발을 하고 있다"고 했다. 심 후보는 "사드 반대는 저 혼자인 것 같다"며 "사드 때문에 경제 위기, 한반도가 강대국의 각축전으로 전환하는 상황을 방치해서는 안 된다"고 말했다. 문 후보는 "막대한 재정 소요가 필요하기 때문에 헌법상 국회 비준 사항"이라고 했지만 유 후보는 "방어용 무기를 사는 것이니 (별도 비준은) 필요 없다. 최소 2개 정도 (사드) 포대는 도입해야 한다"고 말했다.

홍 후보는 사드 관련 발언을 할 기회가 없었지만, 유일하게 '핵무장'을 주장했다. 홍 후보는 "미군의 전술핵을 재배치해서 이제 핵균형 시대를 열겠다"며 "한반도에 핵전쟁 위험을 원천 차단하겠다"고 말했다. 반면 문 후보는 "북핵 폐기를 위해 첫째, 미국과 그 방안을 합의하고 그 방안을 북한이 받아들이도록 우리가 합의를 해내야 한다"며 "그 과정에서 중국과 공조해야 한다"고 했다.

안 후보는 유·심 후보로부터 햇볕정책 계승, 전시작전권 환수, 개성공단 재개 등에 대한 입장이 바뀐 것 아니냐는 질문을 받았다. 안 후보는 햇볕정책·개성공단과 관련 "지금은 대북 제재 국면"이라며 "대북 제재와 함께 대화를 병행, 협상 테이블을 만드는 게 중요하다. 협상 테이블을 만들면 거기서 일괄 논의하자"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4/20170414002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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