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조선국립교향악단이 분단후 처음으로 서울에서 연주회를 갖는다. 20~22일 오후 7시30분 KBS홀, 21일 오후 3시·7시30분 예술의전당 콘서트홀에서 연주한다. 18일 베이징을 거쳐 서울에 오는 공연단 규모는 교향악단원 110명, 테너 등 솔리스트(독창자) 3명 등 모두 132명. 문화관광부와 함께 조선국립교향악단을 공동초청한 KBS는 “지휘자로는 김병화와 김일진 가운데 한사람을 초청했으나 딴 인물이 올 가능성도 있다”고 밝혔다. 연주 일정과 곡목은 18일 서울에 들어와서 확정될 예정이다.

조선국립교향악단을 지휘해 본 곽승씨는 “북한을 대표하는 오케스트라로, 차이코프스키 같은 동구권 음악 연주는 수준급”이라고 평했다. 90년 범민족통일음악회때 평양을 다녀온 황병기씨도 “북한에서 순수 클래식음악을 연주하는 단체는 조선국립교향악단과 윤이상관현악단 정도”라고 말했다. 이 교향악단과 평양·도쿄에서 여러 차례 협연하고 윤이상의 마지막 작품 ‘화염 속의 천사’를 세계 초연한 소프라노 윤인숙은 “특히 윤이상음악과 러시아음악의 표현은 완벽에 가깝다”고 덧붙였다.

북한 클래식음악계를 대표하는 지휘자로는 김병화(64) 김일진(44) 김정균(57) 김호윤(35) 한영상(46)이 꼽힌다. 가장 원로급으로 꼽히는 김병화는 63년부터 조선국립교향악단 수석(상임) 지휘자로 활동하고 있으며, 김일진은 서구에서도 주목하는 신진. 평양음악무용대학에서 첼로를 전공하고 모스크바음악원에서 지휘를 배운 그는 85년 카라얀 콩쿠르에서 1위 없는 2위로 사실상 우승을 거두면서 이름을 알렸다.

이 교향악단 악장 리계성은 공훈배우로, 국립국악원 가사·가곡 연주자 이준아씨의 백부다.

/김용운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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