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틸러슨 美국무 "북한 정권 교체할 목표는 없다"]

틸러슨 美국무 "모든 옵션 논의"… 군사행동도 포함한 듯
"무기 시험·개발 중단하면북한과 대화할 수 있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시진핑(習近平) 중국 국가주석이 지난 6~7일 미국 플로리다주에서 열린 미·중 정상회담 당시 북핵 문제를 놓고 단독 회담을 가졌던 것으로 확인됐다. 이 자리에서 두 정상은 군사행동을 포함한 모든 옵션을 논의했다.

렉스 틸러슨〈사진〉 미 국무장관은 9일(현지 시각) 미국 ABC·CBS방송 인터뷰에서 "트럼프 대통령이 북한 압박과 관련해 시 주석을 설득했느냐"는 질문에 "두 정상은 상당한 시간 동안 일대일(one on one)로 북한 문제를 매우 폭넓게 얘기했다"고 말했다. 또 "두 정상 간에는 모든 옵션(full range of options)이 논의됐다"고 했다. '모든 옵션'이란 외교적으로 군사행동의 가능성을 포함할 때 주로 쓰이는 용어다.

미·중 정상회담 공식 일정에는 만찬(6일)과 각료까지 참석하는 확대 정상회담(7일), 실무 오찬만 나와 있었고 단독 회담은 없었다. 두 정상이 따로 시간을 내 일대일로 북한 문제를 논의했다는 것은 북핵 문제를 그만큼 심각하게 생각하고 있다는 뜻으로 풀이된다.

트럼프 대통령은 지난 2일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대북 제재를 강화)하지 않는다면 우리가 할 것"이라고 밝힌 적이 있어 미국의 '독자 행동' 가능성을 거론하며 시 주석을 강하게 압박했을 것으로 보인다. 이와 관련, 틸러슨 장관은 "시 주석이 북핵이 행동을 취해야 할 수준의 위협에 도달했다는 데 동의했다"며 "중국도 북한이 자국의 이익에 위협이 된다는 점을 인식하기 시작했다"고 했다.

틸러슨 장관은 중국과 북한에 협상의 여지가 있다는 점도 강조했다. 틸러슨 장관은 "우리는 중국이 (대북 제재를) 할 것으로 기대하고, 중국도 할 것이라고 했다"며 "미국의 대북 정책 전환을 중국에 밝힌 지 몇 주밖에 지나지 않았다. 우리는 기다리며 지켜볼 것"이라고 했다.

틸러슨 미 국무장관은 또 "미국은 비핵화한 한반도를 원하지만, 북한 정권을 교체할 목표는 없다"며 "(언론에 나온) 김정은 암살 계획도 알지 못한다"고 했다. 그러면서도 "북한과 추가 대화의 전제 조건은 모든 무기 시험과 개발을 중단하는 것"이라고 했다. 한반도 해역 인근 서태평양에 핵추진 칼빈슨 항공모함 전단 배치를 발표한 지 하루 만에 협상 카드를 흔들며 강온 양면 전략을 쓰기 시작한 것으로 보인다.

틸러슨 장관은 그러나 북한의 추가 도발은 좌시하지 않겠다고 했다. 그는 "미국의 시리아 공습에서 보듯 국제적 규범을 지키지 않으면 어느 시점에선 대응(response)이 시작된다는 점을 북한이 알아야 한다"고 했다. 그러면서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개발이 레드라인(금지선)이냐'는 질문엔 "ICBM이 완성됐다고 판단되면 심각한 상황이 될 것"이라고 했다.

반면, H R 맥매스터 미국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은 이날 폭스뉴스에 출연해 "북한은 핵무기를 보유한 불량 정권"이라며 "트럼프 대통령이 모든 선택지를 준비하라고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추가 제재가 충분 하지 않고, 제대로 작동을 하지 않을 경우 독자 행동에 나설 것임을 재확인한 것이다. 그는 또 칼빈슨호의 한반도 인근 해역 배치와 관련해 "북한이 도발 행위를 지속하는 상황에서 내린 신중한 결정"이라고 했다.

한편 중국 외교부의 화춘잉 대변인은 이날 칼빈슨호가 한반도로 향한 데 대해 "유관 각국은 지역 긴장의 정세를 고조하는 일을 해서는 안 된다"고 밝혔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11/2017041100098.html

저작권자 © 조선일보 동북아연구소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