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널드 트럼프 행정부가 븍핵 대응책의 하나로 한국에 미군 핵무기를 재배치하는 방안을 검토할 수 있다고 NBC 뉴스가 8일 보도했다.

NBC방송은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가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과의 정상회담을 앞두고 대북정책을 재검토하는 시나리오의 일부로 핵무기 재배치를 제안했다고 미국 군사, 정보 관리들을 인용해 보도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최근 중국이 북핵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으면 미국이 나서겠다고 밝혔는데 그 독자행동 방안 가운데 하나가 될 수 있다는 것이다.

트럼프 대통령은 최근 영국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요구를 따르지 않으면 미국 대북정책을 크게 바꿀 수단을 검토하겠다고 시사한 바 있다. 미국은 1991년 11월 한국에서 전술 핵무기를 철수했다. 그간 전임 오바마 정부와 완전히 다른 대북 접근을 추구하겠다던 트럼프 행정부가 26년만에 핵무기 재배치까지 검토하고 나선 것이다.

NBC는 핵무기가 재배치될 경우 오산 기지가 유력하다고 분석했다. 만약 핵무기가 재배치되면 냉전 이래 미국이 핵무기를 해외에 배치하는 첫 사례가 될 전망이다.

NSC 소식통은 NBC에 "우리는 지난 20년간 외교적 노력과 제재를 병행했으나, 북한 (핵)프로그램을 막는 데 실패했다"면서 앞으로도 중국의 도움을 얻어 북한 문제를 해결하는 데 대해 비관적 전망을 내놨다.

그러나 미국 내에선 핵무기 재배치에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제임스 스타프리디스 전 나토(북대서양조약기구) 사령관은 NSC의 핵무기 재배치 검토 소식에 미국이 핵으로 맞대결을 펼치는 것은 실현 가능성도 없고 북한의 적대적 움직임만 부를 것이라고 경고했다.

마크 리퍼트 전 주한 미국대사도 한국에 미군 핵을 배치하면 한반도를 핵 청정지역으로 삼으려는 미국의 목표와 한국의 도덕적 권위가 저해된다고 반대 견해를 밝혔다.

NBC방송은 핵무기와 대륙간탄도미사일의 개발을 총괄하는 김정은 북한 노동당 위원장과 다른 고위 지도자를 표적으로 삼아 제거하는 옵션도 소개했다.

하지만 이런 방안에도 반대 목소리가 뒤따랐다. 스타브리디스 전 나토 사령관은 "예측할 수 없는 매우 위험한 지도자와 직면할 때 제거는 항상 끌리는 전략"이라면서도 "하지만 제거한 다음 날 뭘 할지 스스로 물어봐야 할 것인데 북한은 엄청난 미지의 존재"라고 회의론을 드러냈다.

리퍼트 전 대사는 "체제 교체나 지도자 제거를 논의하면 중국이 우려 때문에 멈추게 되고, 압박 면에서 볼 때 중국이 미국의 바람과 상반된 방향으로 움직일 수 있 다"고 말했다.

미군이나 한국 특수요원을 침투시켜 핵무기 운용을 위한 기간시설을 파괴하는 방안도 대안의 하나로 거론됐으나 이에 대해서도 회의론이 일었다.

존 하이튼 미국 전략 사령부 사령관은 지난 4일 미국 상원 군사위원회에서 "백악관에 군사적 선택안을 제시하는 게 내 역할이지만 북한 문제는 어떤 해결책도 반드시 중국과 함께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8/201704080097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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