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00곳이 北외화벌이 40% 차지]

北과 年1000만달러 이상 거래하는 중국 기업 50곳 중 절반 이상이 작년까지도 여전히 거래관계 유지
트럼프, 중국 기업들을 겨냥해 세컨더리 보이콧 확대하려는 것도 이런 상황을 감안한 것
 

 
 

중국의 600개 기업이 지난 3~4년간 북한과 거래한 총무역액이 80억달러에 달한다는 미국 금융 제재 분석 전문 회사 사야리 애널리틱스의 보고서는 중국 일부 기업에 대한 제재만으로도 북한 '돈줄'에 치명상을 입힐 수 있다는 점을 잘 보여준다. '북한 외화의 40%를 이 600개 회사가 벌어준다'는 사야리 분석은 이런 관측을 뒷받침한다.

북한 대외 무역에서 중국이 차지하는 비중은 90%를 넘는다. 북한의 주요 수출품인 석탄·철광석 등 지하자원을 사주는 곳도 중국 기업이고, 북한 생명줄인 원유를 저렴하게 공급하는 곳도 중국 회사이다. 중국이 북한 석탄을 사지 않거나 원유를 북한에 팔지 않으면 김정은 정권은 휘청거릴 수 있다. 6~7일 미·중 정상회담을 앞두고 도널드 트럼프 미 대통령이 중국 기업을 겨냥해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의 기업과 개인 제재)'을 확대 적용하려는 것도 북·중 간의 이런 무역 구조를 감안한 것이다.

지금까지 미국은 북한 돈세탁에 연루됐거나 핵·미사일 부품 등을 불법 거래한 중국 기업만 제재했다. 그러나 중국이 북한 핵 문제에 대해 계속 미온적으로 대처한다면 대(對)이란 제재 때처럼 북한과 일상적인 무역을 하는 중국 기업도 제재할 가능성이 있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미국 제재 대상에 오른다는 것은 달러 거래를 할 수 없다는 의미"라며 "중국 기업에 '북한과 달러 거래 중 하나를 선택하라'고 한다면 후자를 고르지 않겠느냐"고 했다. 트럼프 대통령이 지난 3일자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 해결을 돕지 않으면 미국 혼자서라도 하겠다"고 말한 것은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북한에 상당한 타격을 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트럼프 행정부는 중국 기업이 유엔 안전보장이사회와 미국의 대북 제재에도 북한과 변함없이 거래하고 있는 점을 주목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사야리 보고서는 "북한과 연평균 1000만달러 이상 거래한 50개 기업 중 절반 이상이 지난해까지도 여전히 북한과 거래 관계를 유지했다"고 전했다 . 중국 대형 자동차 부품 기업인 완샹그룹은 2007년부터 북한 최대 구리 광산인 혜산청년광산에 7억위안(약 1142억원)이 넘는 돈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미국이 대북 거래 규모가 큰 중국 기업을 '세컨더리 보이콧'으로 제재할 경우 그 파급력은 상당할 것으로 분석된다. 그 기업은 물론 자회사, 대주주까지 줄줄이 달러 거래 등에서 제약을 받기 때문이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5/201704050027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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