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北압박할거냐 무역전쟁할거냐… 시진핑에 '양자택일' 천명한 셈]

- 트럼프, 최후통첩성 경고
"대북제재 돕는다면 중국에 아주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다면 누구에게도 좋은 결과는 없을 것"

- 시진핑이 '담판' 응해줄까
'무역 문제 논의할거냐?' 묻자 트럼프 "난 예고하는 사람 아냐"
히든카드로 판 흔들 태세

- "대북정책 재검토 끝났다"
백악관 NSC 부보좌관 "북한은 트럼프 정부 끝나기전에 핵미사일로 美 공격 가능할 것"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3일(현지 시각)자 파이낸셜타임스(FT) 인터뷰에서 "중국이 북한 문제를 해결하지 않는다면, 우리(미국)가 할 것"이라며 중국을 향해 '최후통첩성' 발언을 한 것은 그만큼 북한의 핵·미사일 위협이 임박했다는 판단 때문이다. 캐슬린 맥파런드 백악관 국가안보회의(NSC) 부보좌관이 FT에 "북한은 트럼프 정부 1기가 끝나기 전(2021년 1월)에 핵미사일로 미국을 공격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한 것이 이를 뒷받침한다.

이에 따라 오는 6~7일 미국 플로리다에서 열리는 미·중 정상회담에선 북한의 핵·미사일 문제가 '최우선 이슈'로 다뤄질 것으로 보인다. 역대 미·중 정상회담에서 북핵 등 한반도 문제가 최우선 이슈로 논의된 적은 없다.



문제는 플로리다주 마라라고 리조트에서 처음 얼굴을 맞대는 트럼프 대통령과 시진핑 중국 주석이 미국이 원하는 방향대로 '마라라고 북핵 해법'을 내놓을 수 있을지다. 트럼프 대통령은 FT에 "중국이 (대북 제재를) 돕는다면 중국에 아주 좋을 것이고, 그렇지 않으면 누구에게도 좋은 결과는 없을 것"이라고 했다. 협박에 가까운 어조다. 그러면서 중국을 움직일 수단으로 '무역 인센티브'를 언급했다. 중국이 북핵 문제 해결에 협조하지 않는다면 무역 제재와 환율조작국 지정 등을 통해 무역 분야에서 중국을 압박할 수 있다는 의미로 풀이된다.

중국이 대북 제재에 협조하지 않을 수 없도록 북한과 무역 거래를 하는 중국 기업을 상대로 '전면적 세컨더리 보이콧(북한과 거래하는 제3국 기업·개인 제재)'을 적용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워싱턴 외교 소식통은 "지금까지 미국이 제재한 중국 기업은 북한과 뭔가 불법적 거래를 한 단서가 있기 때문인데, 앞으로는 북한과 정상 거래한 중국 기업도 미국 금융망에서 퇴출하는 등 '이란식 세컨더리 보이콧'을 적용할 가능성이 있다"고 했다. 미국의 대(對)이란 제재는 이란과 정상 무역하는 제3국 기업까지 처벌하는 수준이었다.

트럼프 대통령은 취임 후 '말만 강하게 한다'는 지적을 받아왔다. 그러나 최근 트럼프 행정부가 강화한 대북 제재를 보면 북한을 겨냥한 트럼프 대통령의 발언이 '공갈'로 끝나지는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미 재무부는 지난 1일 북한 기업 1곳과 북한인 11명을 독자 제재 대상으로 추가했고, 지난달 24일에는 미 국무부가 대북 제재를 위반한 중국 기업 9개를 제재한다고 발표했다. 특히 미 하원 외교위원회는 중국의 북한에 대한 원유 공급을 봉쇄할 수 있는 '대북 차단과 제재 현대화법'을 통과시킨 상태다. 외교 당국자는 "만약 미국이 북한에 원유를 공급하는 중국 대기업을 제재한다면 중국도 북한을 계속 감싸기는 어려울 것"이라며 "미국이 정말 전면적인 세컨더리 보이콧을 한다면 이로 인한 중국 기업의 동요는 무시하지 못할 수준으로 커질 수 있다"고 했다.

시진핑 주석과 첫 정상회담을 앞둔 트럼프 행정부의 분위기는 전례 없이 강경하다. 니키 헤일리 유엔 주재 미 대사는 이날 ABC방송 인터뷰에서 "북한을 멈출 수 있는 국가는 중국뿐이다. 중국은 협력해야만 한다(China has to cooperate)"고 말했다. 명령조로 들릴 만큼 강한 어투였다. 트럼프 대통령은 FT 인터뷰에서 '시 주석을 만나면 북한 문제로 시작해 (양국) 무역 문제도 논의할 것이냐'는 질문에 "언급하지 않겠다. 나는 중동을 치겠다고 예고하고 공격했던 예전의 미국이 아니다"고 했다. 시 주석이 예상하지 못한 카드를 꺼내 협상 판을 흔들 수도 있다는 뜻으로 해석된다.

북한의 태도도 미·중 정상회담의 변수가 될 수 있다. 정상회담을 코앞에 둔 시점에서 북한이 6차 핵실험이나 ICBM(대륙간탄도미사일) 발사 실험 등을 한다면 미국의 중국 압박 강도는 더 높아질 전망이다. 북한은 이번 달 15일 김일성 출생 105주년과 25일 군 창설 85주년 등 굵직한 정치 행사를 치른다. 로이터 통신은 2일 "맥매스터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이 주도한 트럼프 행정부의 대북 정책 재검토가 끝났다"며 "(미국의 새 대북 옵션을) 어떻게 실행할지는 트럼프 대통령에게 달렸다"고 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4/201704040023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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