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랜 만에 남한과 북한이 서로의 안방을 찾아 스포츠를 통해 겨레의 정을 나누는 모습을 볼 수 있게 됐다.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이 2일부터 강원도 강릉에서 열리는 평창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를 겸한 세계여자아이스하키선수권대회에 참가한다.

한국 여자축구대표팀은 '2018 아시아축구연맹(AFC) 여자 아시안컵 대회' 예선리그를 위해 평양을 방문, 7일 남북대결을 펼친다.

꽁꽁 얼어붙은 남북관계가 봄날 눈 녹듯 풀리지는 않겠지만 이번 남북한 스포츠 교류를 통해 남북관계 개선을 위한 교두보로 삼았으면 하는 주위의 기대가 크다. 김정은 정권은 계속된 무력시위로 국제사회와 완전히 단절된 상황에서도 이미지 개선은 물론 국제적 고립 상황을 벗어나기 위해 꾸준히 스포츠 외교를 활용했다.

한국 정부와도 등을 돌린 상황에서 평창 올림픽 테스트이벤트를 겸한 국제 대회에 선수단을 파견한 것도 같은 맥락에서 볼 수 있다. 제3국이 아닌 한국에서 열리는 대회라는 점에서 보다 많은 의미를 부여할 수 있다.

당장 1년도 채 남지 않은 2018 평창 동계올림픽에 북한이 선수단을 파견할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기 때문이다.

북한은 김정은 정권 이후인 2014 인천 아시안게임에도 선수단 대규모 선수단을 출전시킨 바 있어 평창 올림픽 참가가 불가능한 시나리오는 아니다.

특히 인천 아시안게임 폐막식에 최룡해를 비롯 황병서 군 총정치국장, 김양건 당 통일전선부장 겸 대남담당 비서(이하 당시 직책) 등 최고위급 인사들을 파견, 남북 고위급 회담이 전격 성사되기도 했다.

이후 여전히 남북 관계는 정치적으로는 냉각기를 보내고 있지만 스포츠 만큼은 국제무대에서 계속적으로 만남을 가졌다.

북한은 지난해 리우 올림픽에 대규모 선수단을 파견하면서 여러 종목에서 남북 대결이 펼쳐지기도 했다.

당시 최룡해 노동당 비서는 선수단 격려차 리우를 방문한 자리에서 '평창 올림픽에 참가하지 못할 이유가 없다'는 긍정적인 메시지를 전하기도 했다.

정부는 이번 북한 여자아이스하키 선수단의 방한을 스포츠 행사일뿐 남북 교류와는 무관하다고 선을 그엇지만 남북 관계가 다시금 활성화되기를 희망하는 목소리가 곳곳에서 터져나오고 있다.

대학생 통일단체와 민주노총과 한국노총 등 양대노총은 남북한 공동응원단을 구성해 경기장에서 남북한을 동시 응원할 계획이라고 밝히기도 했다.

평창 올림픽은 분단지역인 강원도에서 열리는 대회로 북한이 참가할 경우 남북 관계 개선을 위한 다양한 메시지를 쏟아낼 수 있다.

나아가 2020년 도쿄 올림픽, 2022년 베이징 동계올림픽 등 대형 국제적 스포츠 이벤트가 동북아시아에서 잇따라 열리는 만큼 이번 남북 스포츠 교류가 남북한 경색국면을 타개할 마중물 역할을 할 수 있을지 기대된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4/01/2017040101254.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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