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정은이 쏜 미사일 분석해보니…]

- 오키나와 美기지까진 타격 가능
北, 무수단 9발중 8발 실패에도 계속 시험 발사하며 매달려…
괌 기지까지 타격 전력화 박차

- 최근엔 高角 발사·동시다발 발사
고각 발사, 美 증원군 도착하는 부산항 타격하는 게 목표
미사일방어망 無力化도 노려
 

전문가들은 북한이 최근 미 증원전력 차단용 미사일 개발·발사에 집중하고 있는 것은 1차적으로 유사시 미군의 전쟁 개입을 막아 한국군을 패퇴(敗退)시키거나 핵 협박을 통해 정치·군사적 목적을 달성하려는 의도가 있는 것으로 분석했다.

한·미 연합 작전계획 5015에 따르면 전쟁 발발 90일까지 미군 병력 69만명, 항공모함 다섯 전단 등 함정 160여 척, 항공기 1600여 대 등이 한반도에 파견된다. 여기엔 일본·하와이·괌 등 아·태 지역 미군과 미 본토 미군 병력과 장비가 포함돼 있다.

미 지원군 차단되면 전쟁 수행 난관

북한은 미국의 아·태 핵심 전략 거점인 괌을 타격할 무수단(최대 사거리 3500㎞) 미사일을 작년에만 8발 시험 발사했다. 지난 22일 원산에서 발사 직후 공중 폭발한 미사일 1발도 무수단으로 추정된다. 북한이 무수단에 이토록 집착하는 것은 괌 기지가 B-1, B-2, B-52 등 미군의 '전략폭격기 3총사'가 출동하는 거점이기 때문이다. 무수단 엔진이 성공하지 못하면 ICBM(대륙간탄도미사일)인 KN-08과 KN-14를 제대로 쏘기 어렵다는 점도 북한이 무수단에 매달리는 이유다. KN-08·14 의 엔진은 무수단 엔진 2기로 구성돼 있다.

주일 미군 기지 7곳은 유엔사 후방 기지로 지정돼 한반도 유사시 대규모 지원을 한다. 유엔사 후방 기지는 아니지만 이와쿠니 주일 미 해병대 기지엔 북 레이다망을 피해 핵시설 등을 정밀 타격할 수 있는 수직 이착륙 스텔스기 F-35B가 올해 초 배치됐다.

국책연구소 관계자는 "북한은 작년 9월과 지난 3월 사거리 1000㎞의 스커드ER 동시 발사를 통해 주일미군기지들에 대한 타격 능력을 입증했다"며 "당장 전쟁이 벌어질 경우 주일미군기지에서의 증원 병력 전개에 상당한 차질이 예상된다"고 했다. 다만 괌을 겨냥한 무수단 미사일은 시험 발사한 9발 중 8발이 실패해 전력화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필요하다는 관측이다.

킬체인·KAMD 무력화 시도

지난 2~3년간 북한의 미사일 발사 특징은 미사일의 발사 각도를 높인 고각(高角) 발사와 기습적으로 여러 발의 미사일을 동시에 발사하는 능력을 과시했다는 것이다. 이는 우리 미사일 방어망을 무력화하겠다는 의도로 해석된다. 북한이 작년 6월 83도의 고각으로 발사한 무수단 미사일은 1413㎞ 상공까지 올라갔다. 당시 최대 낙하 속도는 마하 13~14로 추정됐다. 이는 패트리엇 미사일로는 요격이 불가능하고 사드로는 요격이 가능한 수준이다. 북한은 노동, SLBM(잠수함 발사 탄도미사일)도 고각 발사 형태로 여러 차례 시험 발사했다. 유사시 북이 이런 식으로 미사일을 쏘면 20여㎞ 이하의 고도에서 미사일을 막는 하층(下層) 방어 체계로 구성된 한국형 미사일 방어 체계(KAMD)로는 막기 어렵다.

 
 

 

북한은 또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를 기존 기지에서 수십㎞ 이상 떨어진 도로 등으로 이동시켜 새벽이나 주말 등 취약 시간대에 집중적으로 발사하고 있다. 이는 30분 내에 북 미사일 이동식 발사대를 포착해 선제 타격 등으로 파괴한다는 '킬 체인(kill chain)'을 사실상 무력화할 수 있음을 보여준 것이다. 실제 지난해 이후 북한의 중단거리 미사일 발사를 한·미 정보 당국이 사전에 탐지한 경우는 거의 없었던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전직 군 장성은 "현재의 북한의 미사일 수준만으로도 우리 군이 구상하는 킬체인과 KAMD는 사실상 무력화됐다고 봐야 한다"며 "사드마저 제때 배치하지 못하면 우리는 북한의 미사일 위협 앞에 벌거벗은 꼴이 되고 만다"고 했다.

미 본토 핵 타격 능력 과시

최근 북한이 공개한 고출력 신형 엔진은 기존 무수단이나 북극성 2형 미사일 엔진과는 차원이 다른 강력한 추진력을 가진 것으로 평가된다. 개발에 성공하면 인공위성을 정지궤도에 올리거나 무게 수백㎏ 이상의 탄두(彈頭)를 1만2000㎞ 이상 운반하는 ICBM 개발에 다가서게 된다. 김열수 성신여대 교수는 "북한은 ICBM 개발 성공을 통해 미국으로부터 핵보유국으로 인정받고 주한 미군 철수 등을 압박할 수 있다"고 말했다.

ICBM을 만들려면 ▲추진체 기술 ▲1·2·3단(段) 추진체 분리(단 분리) 기술 ▲재진입체 제작 기술이 뒷받침돼야 한다. 북한은 1998년 이후 6차례의 장거리 미사일 시험 발사를 통해 추진체 기술과 단 분리 기술 확보에 주력해 안정적 수준의 기술을 확보한 것으로 평가된다. 다만 가장 난제(難題)로 꼽히는 재진입 기술 확보까지는 수년이 더 걸릴 것으로 한·미 당국은 예상하고 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30/2017033000343.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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