북한 당국이 평양과 나선경제특구 등 도시에서 택시기사를 외국인의 동태를 의무적으로 보고하는 정보원으로 활용하고 있다고 미국의 자유아시아방송(RFA)이 27일(현지 시각) 보도했다.

나선경제특구를 자주 방문하는 한 중국 기업인은 RFA와 인터뷰에서 “북조선의 택시 운전사들은 자신의 차에 태운 외국인의 동선과 언행을 파악해서 그날그날 보안 당국에 보고하고 있다는 것을 명심해야 한다”고 말했다.

이 소식통은 “처음에는 이런 사실을 모르고 살갑게 대하는 택시 운전사들과 자주 농담도 하고 북조선에 대해 궁금한 것도 물어 보고 했는데 이 택시 운전사들이 외국인을 감시하는 전위대 역할을 하고 있다는 사실을 뒤늦게 알고 크게 놀랐다”고 말했다.

그는 “대방(무역)회사의 한 간부가 택시를 타면 운전사들과 가능하면 말을 섞지 말라고 해서 처음에는 무슨 말인지 이해가 안 갔다”면서 “택시를 타고 찾아간 지역과 만난 사람, 운전사와 나눈 말이 모두 보위부에 보고된다는 말을 듣고 정말 놀랐다”고 했다.

평양을 자주 방문하는 또 다른 중국인 소식통은 “안내원이 동행하는 평양 같은 곳에선 대개는 안내원이 먼저 운전사와 쓸데없는 말을 하지 말라고 주의를 준다”면서 “안내원 역시도 운전수와 별말을 하지 않는다”고 했다. 그는 “이는 안내원과 운전사가 서로 손님을 감시해야 하는 입장에 놓여 있기 때문”이라고 덧붙였다.

북한을 자주 방문하는 중국인들은 “모 든 호텔 객실에 도청장치가 설치돼있고, 호텔 종업원들도 대부분 북한의 보위부 요원”이라고 입을 모으고 있다고 RFA는 전했다.

소식통들은 “북한 당국의 외국인에 대한 지나친 감시체계가 해소되지 않는 한 북한을 찾는 외국인의 수가 늘어나기는 어렵다”며 “한 명이라도 더 많은 관광객을 유치하겠다는 북한 당국의 노력과 정면으로 배치되는 처사”라고 지적했다.

출처 : http://news.chosun.com/site/data/html_dir/2017/03/28/2017032800951.html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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